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남자 축구 대표팀이 대회 직전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광종(50)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10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UAE(아랍에미리트)와 벌인 연습 경기에서 김민혁과 김승대의 골로 2대1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 23분 김승대의 코너킥을 상대 골키퍼가 놓치자 이를 수비수 김민혁이 밀어 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1분엔 골키퍼 김승규의 킥을 가로챈 술탄 알멘할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0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김승대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마지막 실전 점검을 마쳤다.

K리그의 힘을 보여라

이광종 감독은 이날 UAE전을 통해 베스트11을 시험 가동했다. 공격진은 K리그의 자존심이 담긴 라인업이다. 4―2―3―1 전형에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김신욱(울산·2014시즌 K리그 9골2도움)이 원톱에 섰다. 김승대(포항·8골6도움)가 처진 스트라이커로 뒤를 받쳤고 안용우(전남·5골5도움)가 오른쪽, 윤일록(서울·5골2도움)이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축구 대표팀(23세 이하)의 윤일록(오른쪽)이 10일 아랍에미리트(UAE)와 벌인 평가전에서 머리로 공을 뒤로 넘기고 있다. 윤일록은 아시안게임에 불참하는 손흥민(독일 레버쿠젠)의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중원 콤비는 이재성(전북·4골2도움)과 박주호(마인츠)였다. 이재성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고 박주호는 약간 뒤로 처져 공·수를 조율했다.

올 시즌 각자 소속팀에서 맹활약한 선수들답게 몸놀림은 가벼웠지만 문제는 역시 조직력이었다. 지난 1일 소집해 열흘간 발을 맞춘 대표팀은 이날 '가상 사우디아라비아'인 UAE를 맞아 매끄러운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다. 패스가 자주 끊겼고, 공격 전개 속도도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

조직적인 플레이가 제대로 구현되지는 못했지만 김승대와 안용우, 이재성 등은 뛰어난 개인 기량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특히 김승대는 지난 6월 쿠웨이트와의 평가전, 5일 인천코레일과의 연습 경기에 이어 이날도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대표팀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이광종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끼리 서로 발이 안 맞는 장면이 종종 보였다"며 "좋은 경험을 한 만큼 남은 시간 조직력 완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말레이시아·사우디아라비아·라오스와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한국은 14일 오후 5시 문학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A조 1위 차지해야 편하게 간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홈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 남자 축구의 금메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와일드카드 3명을 포함해 최강 전력을 구축한 한국에 비해 이란과 일본 등 라이벌 팀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대비해 21세 주축의 젊은 팀을 꾸렸다. 하지만 16강부터는 단판 승부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금메달을 향해 순항하려면 토너먼트에서 최대한 강팀을 늦게 만나야 한다. 29개 팀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선 각 조 1·2위가 16강에 진출한다. 이광종 감독은 "3전 전승을 거둬 조 1위로 16강에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A조 1위를 차지하면 16강전에서 B조의 아프가니스탄과 홍콩, 방글라데시 중 한 팀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B조 1위가 유력한 우즈베키스탄에는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0대1로 무릎을 꿇으며 결승에 오르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또 한국이 A조 선두로 16강에 오를 경우에는 이란(H조)·일본(D조)·북한(F조)도 조 선두를 차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은 이 팀들과는 결승에서나 만나게 된다.

이란은 아시안게임 최다 우승팀(4회)으로 '지한파(知韓派)'인 넬로 빙가다(61·포르투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FC서울 사령탑으로 2010년 K리그 우승을 이끈 빙가다는 올해부터 이란 23세 이하 대표팀을 맡았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챔피언 일본도 20~21세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다. 일본축구협회는 올 시즌부터 각 프로팀 유망주를 한데 모은 J―22팀을 따로 만들어 J3리그에 참가시키고 있다. 이번 대표팀의 대부분 선수가 이 팀에 속해 있어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북한은 스위스 리그 파두스에서 뛰는 박광룡(22) 등 해외파까지 불러들이며 정예 멤버를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