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농구팀인 창원 LG가 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현지 프로팀 지네브라 산 미겔과 친선경기를 했다. 경기가 열린 아라네타 콜리세움(수용 인원 1만6000명)엔 관중 1만5000명이 몰렸다. 시투는 1960~1970년대 아시아 최고의 슈터였던 신동파(70) 전(前)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이 맡았다. 아직도 그를 기억하는 팬이 많았다.

국가대표팀 대결 같은 뜨거운 분위기 속에 LG가 81대76으로 지네브라를 이겼다. 크리스 메시(24점), 기승호(21점)가 공격을 이끌었다. LG는 지난 시즌 KBL(한국농구연맹) 챔피언전 2위, 지네브라는 지난 시즌 필리핀 리그 4위를 한 팀이다. 김진 LG 감독은 "필리핀 선수들의 개인기가 뛰어나 힘든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친선경기는 LG 전자의 필리핀 법인이 주최했다. 현지 마케팅을 위해 농구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곳에선 농구가 '국기(國技)'로 통할 정도로 인기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농구팀 창원 LG의 김시래(왼쪽)가 9일 필리핀 마닐라의 아라네타 콜리세움에서 현지 프로팀 지네브라 산 미겔과 벌인 친선경기에서 골밑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FIBA(국제농구연맹) 월드컵에 출전했다. 필리핀이 4일 밤 세네갈과 B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벌였을 땐 사람들이 TV를 보러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악명 높은 마닐라의 교통체증이 사라졌을 정도였다. 필리핀 대표팀은 작년 아시아농구선수권 준결승에서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우승 이란)을 했다. 이번 월드컵 성적은 1승4패. 아르헨티나, 푸에르토리코, 크로아티아 등엔 3~4점 차로 패하는 수준급 경기력을 선보이며 아시아 농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곳에선 농구 국가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이 언제나 화제가 된다. 특히 귀화 선수인 미국 NBA 출신 센터 안드레이 블래치(28·211㎝)의 거취가 '핫 이슈'로 떠올랐다. 올해 필리핀에 귀화한 블래치는 월드컵에 나가 평균 20득점(12리바운드)으로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인천아시안게임엔 나갈 수 없다.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귀화 선수는 해당 국가에서 3년 이상 거주해야 자격을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필리핀은 농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51 뉴델리 대회부터 1962 자카르타 대회까지 4연속 우승을 한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인천 대회는 52년 만의 우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그래서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블래치의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에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