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유진 기자] ‘나는 가수다’ 추석특집에서 예상과 이변이 동시에 일어났다. ‘나는가수다2’의 가왕 출신 더원의 우승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던 결과였지만, 2등을 한 아이돌 최초 출연인 효린의 선전은 예상 밖의 일이라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특히 KBS 2TV ‘불후의 명곡’의 여신 효린은 낯선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발휘해 많은 청중평가단의 지지를 받았다.

더원과 효린은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추석특집 예능프로그램 '2014 나는 가수다'에서 나란히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두 번에 걸친 경연이 모두 끝난 후 MC 김성주는 세대별 청중평가단이 선택한 가수를 발표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윤민수가 10대 청중평가단의 지지를 받은 가운데 20대 청중평가단은 플라이투더스카이와 김종서, 30대 청중평가단과 50대 청중평가단은 효린, 40대 청중평가단은 더원을 선택했다. 그리고 최종 결과 더원이 우승자로 호명됐고, 효린이 준우승자의 자리에 섰다.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의 OST 백지영의 ‘잊지말아요’를 열창한 더원은 우승 직후 "또 다시 행운이다. 운이 좋아 트로피 받지만 이 마음 변함없이 끝까지 가져가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2라운드 경연 순서를 정하기 위해 치른 1라운드에서도 윤민수에 이어 2등을 차지한 더원은 이미 높은 성적이 예상됐던 가수라 큰 이변은 아니었다. 반면 1라운드에서 ‘마보이’를 불러 하위권에 머물렀던 효린은 두 번� 순서로 노래를 하게 됐지만 2등을 차지하며 더원을 추격해 놀라움을 줬다. 이변이었다.

이날 1라운드에서 가수들은 각각 자신의 히트곡을 선정해 불렀다. 효린은 '마보이', 더원은 '썸데이', 플라이투더스카이는 '미싱유', 박기영은 '나비', 김종서는 '플라스틱 신드롬', 시나위는 '슬픔의 이유', 윤민수는 '술이야'를 차례로 선택했다. 본경연인 2라운드가 남아있는 터라 다소 힘을 뺀 무대들이었지만, 귀에 익은 노래들이 반가움을 안겼다. 
 
1라운드에서 꼴찌를 한 시나위는 2라운드 맨 처음 무대에 서게 됐다. 들국화의 '세계로 가는 기차'를 택한 이들은 열광적인 무대를 선보여 분위기를 달궜다. 보컬 윤지현과 리아의 음색이 어우러진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 밴드 중 하나인 시나위의 명불허전 실력이 드러나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이어 효린이 무대에 섰다. 선배 가수 박선주의 '귀로'를 선택한 그는 가창력에 집중한 듯 무대에 앉아서 노래를 불렀고, 오케스트라 선율과 어우러진 반주가 노래의 비장함을 한 층 돋보이게 만들었다. 특히 아이돌 가수의 장기이기도 한 댄스나 특별한 동작 없이 부르는 애절하고 담백한 노래가 청중평가단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우승자인 더원은 윤민수와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순서가 끝난 후 다섯 번째로 무대에 섰다. 효린이 아이돌 가수로서 자신의 무기를 버리고 노래만을 보이는 정공법을 택했다면, 그는 조금 더 ‘나는 가수다’ 맞춤형 무대를 선보였다. 가창력이 돋보일 수 있는 강약변화가 뚜렷한, 다소 드라마틱한 편곡은 ‘무대 위의 호랑이’라 불리는 그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효과적이게 드러냈다.

이어 강력한 우승 후보 윤민수가 세번째로 무대에 올라 빛과 소금의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를, 플라이투더스카이가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더원의 뒤를 이어 여섯번째로 무대에 선 김종서가 故김광석의 '일어나'를, 박기영이 국내 가수 박효신이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나카시마 미카의 '눈의 꽃'을 마지막으로 열창하며 뜨거운 무대를 꾸몄다.

사실 이번 '나는 가수다' 추석특집 라인업은 시청자들에게 과거의 '나는 가수다'를 추억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긴장감 역시 예년보다는 못하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확실한 것은 뛰어난 실력의 가수들이 풍성한 무대를 꾸몄다는 것. 그 중에서도 예상과 이변의 이중주를 만들어 낸 더원-효린의 무대는 돋보였다.

한편 MBC 상암시대 개막을 맞이해 상암 MBC 앞 광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이번 '2014 나는 가수다'에서는 시나위, 김종서, 박기영, 플라이투더스카이, 더원, 효린, 윤민수 등 총 7팀의 가수들의 경연을 펼쳤다. 김성주와 윤민수가 공식 진행을, 남희석, 김신영 조세호가 스튜디오 MC를 맡아 입담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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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나는 가수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