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포·시행된 대체휴일제가 10일 처음으로 적용됐지만 출근을 해야하는 일부 직장인들은 울상을 짓는다. 다른 공휴일과 달리 민간 기업이 자율적으로 도입하도록 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초 '법률'로 도입될 예정이었던 대체휴무제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시행령' 개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리서치 전문회사 피앰아이(PMI)가 20~50대 직장인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때 대체휴일제가 적용되는 10일에 근무하는 지 여부에 대해 응답자의 50.1%는 "쉰다"고 답했고, 32.5%는 "쉬지 않는다"고 했다. 규모가 큰 대기업은 쉬는 반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902개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6%가 추석 연휴 첫 대체휴일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체휴일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은 2012년 대선 때의 일이다. 야권은 물론 당시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도 대체휴일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일요일과 공휴일이 겹칠 경우 다음 평일 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하고자 했다. 당시에는 관공서는 물론 민간기업도 의무적으로 대체휴일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박 대통령은 당선 직후 2013년 2월 대체휴일제를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국민의 여가 생활을 보장하고 국내 관광 활성화를 통해 내수 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겠다는 계획이었다. 문화·관광 진흥을 책임지는 문화체육관광부도 적극적이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도 취임 첫 일성으로 "국민들이 충분히 쉬어야 창의적이 되고 소비도 생긴다"며 대체휴일제 도입을 주장했다.

문제는 재계의 반발이었다. 휴일이 늘어날 경우 기업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는 이유였다. 경총은 휴일이 하루 늘어날 경우 대·중소기업의 생산 차질액이 4조원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일손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영업일수가 줄어드는 영세 자영업자의 반대도 극심했다. 이들은 기본 휴무일을 보면 우리나라가 119일 정도로, 미국과 독일(114일), 프랑스(115일)에 비해 많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재계의 반대에 직면하자 처음에는 대체휴일제 적용 대상을 축소했다. 모든 공휴일이 아니라 설과 추석 연휴, 어린이날에만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안전행정부에서 "공휴일을 법으로 결정한 나라는 없다"며 "대통령령으로 얼마든지 규정할 수 있다"고 의원들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결국 여야는 지난해 5월 안행부의 설득에 의해 입법을 포기한 대신 시행령 개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대체휴일제 도입을 골자로 한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시행령'을 개정했다. 문제는 관공서 공휴일을 규정한 시행령이다 보니 민간에 대한 강제력이 없다는 것.

안행위 간사였던 황영철 의원은 당시 "지금도 민간부문이 쉬는 부분을 따로 법으로 정한 것은 없고 공공기관을 쉬게 하면 그것을 다 민간에서 받아들였다"면서 "정부가 공공기관을 위해 정한 휴일을 민간영역이 다 지켜왔기 때문에 민간기업도 대체휴일제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물론 법률 제정을 통해 강제력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도 남아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대체휴일제를 논의하는 당정 협의에서 "민간영역에서 1%라도 대체휴일제가 지켜지지 않은 상황이 된다면 추후 법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