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사용설명서

석가모니에게도 '트라우마'가 있었다. 태어난 지 7일 만에 맞은 엄마 마야 왕후의 죽음이 남긴 정신적 외상(外傷)이다. 가족은 붓다를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떼어놓으려 노력했지만, 오히려 그 내면의 불안과 공허는 더 깊어졌다. 결국 출가해 깨달은 자(붓다)가 된 그에게 찾아온 마(摩)가 깨달음을 증명하라고 요구했을 때, 그는 가만히 대지를 가리켰다. 저자는 이를 "붓다와 엄마가 다시 이어진 것"으로 본다. 엄마의 죽음이라는 트라우마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해결해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쓴 주요 수단이 바로 마음챙김 명상이다. 붓다의 구도기를 트라우마 극복기로 재해석해, 저마다 품은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설명해낸 저자의 시각이 신선하고 설득력 있다. 불광출판사, 1만8000원.

▨조선을 향한 머나먼 여정

나이 아흔이 넘어서도 "내 앞에서 한국 욕을 하는 놈은 가만두지 않는다!"며 흥분하던 사람, 주변 사람들에게 '한국 교회의 족장(patriarch)'으로 불린 사람, 마지막까지 성진, 삼수, 갑산을 그리워한 사람. 함경북도와 북간도·시베리아를 넘나들며 교육·의료선교 활동을 한 캐나다 선교사 토머스 그리어슨(1868~1965)이다. 그의 일화와 일기를 딸 도리스가 모았다. 평양에서 한국 최초의 장로교 목사 서경조·길선주 등에게 천문·화학·물리를 가르친 일, 함북 갑산에서 일본 헌병을 말채찍으로 후려갈긴 일 등 개신교 전래 초기 다양한 일화와 당시 시대상을 꼼꼼히 기록했다. 역자인 연규홍 한신대 신대원장은 "한국 교회는 그의 믿음의 후손이며 그의 선교일기는 오늘 우리 신앙의 족보"라고 했다. 한신대 출판부,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