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이 되는 것이 평생 목표(my lifetime goal)는 아니었다."

항공우주연구원을 퇴사한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36)씨가 지난달 미국 워싱턴주 지역신문 '뉴스트리뷴' 인터뷰에서 "모든 이목이 나에게 쏠렸던 한국과 달리, 조용한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UC버클리에서 MBA 과정을 마치고, 6개월 전 미 영주권을 취득한 뒤 두 달 전부터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살면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내가 최초의 한국 우주인이 되는 건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또 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인 선발 과정을 "아메리칸 아이돌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매주 탈락자가 생기는 가수 오디션 TV 프로그램이다. 경쟁자가 3만6000명이나 됐던 상황을 강조한 말로 해석된다.

이소연씨가 시애틀 비행박물관에서 방문자 대상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모습.

이씨는 2012년 MBA 공부를 하겠다며 항공우주연구원을 휴직했다. 2년이 지난 올해 7월 21일 이메일로 사직서를 보냈고, 지난 12일 공식 퇴사 처리됐다. 이소연씨는 지난해 재미교포 안과의사와 결혼했다. 당시 국내 언론이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그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항우연을 퇴사할 것인지 등에 관심을 갖자 "어떤 계획이든 가족이 최우선"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가가 개인의 인생을 결정할 순 없지만, 세금 256억원이 들어간 국가 핵심 프로젝트의 아이콘과도 같은 그가 홀연히 타국으로 떠난 데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았다. 항우연은 '의무 근무 기간을 채우고 떠났으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매주 한 번 시애틀 보잉필드의 비행박물관에서 방문자들에게 우주 경험을 들려주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지역언론은 '무언가 정식 직업을 얻으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 우주 경력 덕에 취업이 수월할 것 같지만, 되레 과한 자격을 갖춘 것으로 여겨져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 이씨는 과학이나 기술 관련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고, 돈보다는 자신을 고취시키고 흥분시키는 일을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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