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시리즈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을까. 2편인 '타짜-신의 손'이 그 중요한 길목이 될 전망이다.

영화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이 극장가 성수기 대목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추석에 출격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가족 단위 가족의 접근이 어려운 화투판이라는 배경과 자극적인 소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짜'가 684만여명(영진위)의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원작의 힘과 믿을 수 있는 감독이란 점이 컸다.

'타짜'는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 대표 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허영만 화백은 세밀한 묘사와 개성 있는 집필로 마니아 독자층을 양산했으며 심오한 주제도 쉽고 빠르게 읽히게 하는 힘이 있다.

그의 작품이 영상화 된 것들에는 '타짜'와 '타짜-신의 손' 외에도 20대 청춘 남녀들의 방황과 갈등을 그린 '비트',  야구하는 고릴라가 주인공인 파격적인 작품 '미스터고'(원작 제7구단), 천재 요리사들의 화려한 요리 전쟁을 그린 '식객',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하는 젊음의 열정을 그린 성인극화 '아스팔트 사나이', 한 회사의 시한부 부서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 큐', 한국판 슈퍼히어로 각시탈의 대활약을 그린 '각시탈' 등이 있다.

여기에 전작의 연출은 최동훈 감독. 아직 시기적으로 천만영화 '도둑들'이 탄생하기 전이지만, 최 감독은 이미 2004년 '범죄의 재구성'으로 스릴러 코미디 액션 장르에 대한 감각을 입증했던 바다. 이는 비슷한 맥락에 있던 '타짜'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조승우, 김혜수, 유해진 등 신뢰감 있는 배우들의 활약이 영화의 흥행에 물론 한 몫했지만 김윤석이 이 영화의 아귀 역으로 본격 충무로 연기파의 길에 발을 내딛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타짜' 콘텐츠 자체의 힘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타짜2'는 전작보다 좀 더 젊어지고 밝아지고 스타일리시해졌다. 영화 '과속스캔들','써니'에 이어 3연타 안타를 노리는 연출자 강형철 감독의 손에 만들어진 '타짜2'는 다크하지만 풋풋한 도박판 청춘 로맨스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화투장에 담긴 인생, 도박판으로 투영하는 인간 군상에 대한 철학을 잃지 않는다.

강 감독은 "최동훈 감독의 '타짜'의 큰 팬이고, 오프닝부터 연속성과 더불어 존경의 뜻을 담고 싶었다"고 말하며 전작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더불어 영화는 8년 만에 돌아온 아귀 김윤석과 고광렬 유해진을 비롯해 신의 손 대길 최승현, 대길의 첫사랑 미나 신세경, 아귀에 대적하는 절대 악 장동식 곽도원, 속을 알 수 없는 팜므파탈 우사장 이하늬, 동생 미나를 애틋하게 아끼는 광철 김인권, 대길의 기질을 한 눈에 알아본 꼬장 이경영, 도박판의 치맛바람 송마담 고수희, 화투판의 설계자 서실장 오정세, 꽁지 돈을 빌려주는 작은 마담 박효주. '타짜'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멀티 캐스팅의 묘미를 그대로 보여준다. 강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이들은 연기할 때 마치 훌륭한 재즈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은 '타짜2'에서 많은 이들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많지만 혼잡하지 않은 캐릭터의 생동감을 꼽고 있다.

'타짜'가 '어벤져스', '아이언맨', '토르' 등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할리우드 프랜차이즈인 마블 시리즈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강 감독의 말은 일면 일리가 있다. 두 시리즈 모두 탄탄한 원작과 연출, 멀티 캐스팅 등의 흥행 요인이 비슷하다. 흥행도 어느정도 담보하는 바, 마블 시리즈처럼 연속성을 갖고 또 다른 작품이 나올 수 있을 지 기대를 높인다. '고광렬 스핀오프' 같은 것을 기대하는 것도 물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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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2'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