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온건 인사로 분류되는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같은 당 강경파 인사들을 겨냥해 새누리당을 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고쳐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황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우리들의 허위의식'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새누리당이 집권해도 이 나라는 거뜬하다는 인식, 오히려 현 단계의 여론은 저 사람들의 집권을 더 믿음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인식, 저들은 우리의 원수가 아니라 우리의 맞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대선·총선 승리를 진정 원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 우리만 역사의 공로자들이고, 저들은 형편없는 족속들이라는 인식 틀(패러다임)로서는 결코 '다득표/낙승(樂勝)'에 성공할 수 없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황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에겐 국민들이 우리를 인정·신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 땅에 민주주의를 가져온 우리의 업적을 국민이 기억한다는 생각이다"라며 "그런데 이 자부심은 절반 정도만 맞는 말이다. 우리에게 민주화의 성과가 있었다면, 저들에게는 산업화의 성과가 있다"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정당 지지율을 근거로 들며 "우리 국민들이 새누리당은 매우 좋아하면서, 민주당은 매우 싫어한다고 압축해 얘기할 수 있다. 국민들 판단에는 새누리당에게 대한민국을 맡긴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것도, 나라를 팔아먹어버리는 것도 아닌 것이다. 오히려 국민들은 우리에게 맡기면 그리 될 수 있다고 불안해하는 것이다"라고 쓰기도 했다.
 
그러면서 황 의원은 "이 인식전환이 우리를 완전히 부드럽고 친절하게 할 것이고 민생 길목에서의 우리의 겸손함과 성실성을 담보해줄 것이고 궁극적으로 대선 승리의 지평선을 확장해줄 것"이라며 "제발 우리만이 이 민주공화국 민생의 챔피언인 것처럼 어깨에 힘주고 다니지 말자"고 제안했다.
 
황 의원은 각종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당의 강경 노선을 비판해왔다. 지난 26일 자신의 당을 향해 '국회 밖으로 나가서는 안됩니다'라는 장외투쟁 반대 성명서를 낸 15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29일 열린 새누리당 원내 브리핑에서 "국회개혁, 정당개혁, 의회주의적인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건강한 세력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싹트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응원하고 용기 있는 의원분들께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내 강경파들 사이에선 황 의원의 견해에 대한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