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로더럼에서 지난 1997년부터 2013년까지 16년 간 최소 1400명의 어린이들이 성적 학대를 받았으며 당국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서도 가해자들인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이란 비난을 두려워 해 이를 사실상 방관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BBC 방송이 26일(한국시간 27일) 보도했다.

로더럼 의회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11살의 어린 소녀들이 주로 파키스탄 출신인 아시아계 남성들에 의해 납치돼 구타당하고 살해 위협을 받으면서 11살의 어린 소녀들이 많은 남성들에게 윤간당하는 일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로더럼 당국은 2002년부터 2006년 사이에 이 같은 사실을 3차례나 인지했지만 소수 아시아계에 대한 다수의 인종차별이란 비난이 일 것을 우려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어린이들에 대한 성적 학대를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로저 스톤 로더럼 카운슬 의장은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했다. 하지만 1400명이란 피해자 숫자도 지극히 보수적으로 집계한 것으로 실제 피해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알렉시스 제이 교수는 시 지도부가 총제적인 실패를 보였으며 경찰도 이 문제를 이슈화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제이 교수는 피해 어린이들이 겪어야 했던 공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며 어린이들은 휘발유를 끼얹어진 채 산 채 태워 죽이겠다는 위협 속에 무자비하게 성폭행당하거나 총구의 위협 앞에 무방비로 성폭행당하고 구타와 인신매매까지 당해야 했다고 밝혔다.

로더럼 경찰의 제이슨 하윈 국장은 "경찰의 총체적 실패를 인정한다"면서 "어떤 말로도 피해자들의 고통을 치유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벨(가명)이라는 한 피해 여성은 "지금 와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바뀔 것은 없다. 이미 너무 늦었고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했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