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선 최근 '이태리 종합지짐'이 인기라고 한다. 부침개를 의미하는 북한말 '지짐'에 각종 토핑을 '종합'해 놓았다는 의미를 붙인 이탈리아 음식, 즉 콤비네이션 피자를 일컫는 말이다. 평양에 이어 북한의 지방도시에서도 서양 음식인 피자가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7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평안남도 순천시에 위치한 '능라 88무역회사' 식당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종합지짐'을 판매하고 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돼지고기를 갈아서 넣은 종합지짐이 돈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한 판 가격은 북한 돈으로 3만원(약 3.5달러)"이라고 전했다.

이 식당에서 피자를 만드는 요리사는 평양의 장철구상업대학에서 조리를 전공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대학은 항일무장운동 시기 김일성의 음식을 책임졌던 장철구 대원의 이름을 딴 대학으로, 음식 조리 및 서비스 관련 일꾼들을 배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방도시에서 피자를 파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평양에는 이미 '피자리아'라는 이름의 전문점이 2곳이나 있다. 지난 2월 김정일의 생일에 맞춰 북한을 다녀온 외국인 여행객 앤드류 쳉(Andrew Cheng)씨가 데일리NK에 기고한 여행기에 따르면, 김정일이 과거 이탈리아를 방문해 피자를 맛본 이후 요리사들을 보내 직접 만드는 법을 배우게 했다고 한다. 피자리아의 모든 재료는 이탈리아에서 직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일부 주민들은 피자를 '오코노미 종합지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지금껏 알려진 '외국산 부침개'는 1960년대부터 재일동포 귀국자들을 통해 알려진 일본의 오코노미야끼(お好み?き)가 유일하다. 북한 당국이 서양문화를 공식적으로 배척하고 있어 '피자'라는 말 대신 자신들의 경험이 담긴 외국어를 조합해 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