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공무원들의 이른바 '갑(甲)질'을 막기 위해 모든 행정 문서에 갑을이 들어가는 용어를 퇴출하고 박원순 시장 직통의 신문고를 만든다. 공무원의 재량권 행사 기준과 원칙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갑질' 공무원에겐 징계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6일 이런 내용의 '갑을 관계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6일 이른바 '관(官)피아' 퇴출을 위해 '공직자 혁신대책'을 발표한데 이은 두번째 공직혁신 방안이다.

우선 공무원의 10개 윤리지침을 담은 '갑을 관계 혁신 행동강령'을 제정, 9월 16일 3분기 직원 정례 조례에서 선포식을 갖는다. 행동강령은 지난 6월부터 시민들에게 공모한 '서울시 공무원이 타파해야 할 관행'에 접수된 의견과 산하기관 직원 인터뷰, 자체 발굴한 사례 등을 수렴해 만들었다.

시는 강령이 현장에서 실천되도록 전체 직원교육 등을 실시하고 중대한 위반사례는 징계할 계획이다.

갑을 관계를 조장했던 제도상의 허점도 개혁한다.

자치구와 투자출연기관을 포함한 서울시의 모든 문서에서 갑을 용어를 퇴출하는 상징적인 조치와 함께 계약관계를 전수 조사해 상호 대등한 계약문화가 자리잡도록 한다.

또한 공무원이 근거없는 내부방침이나 자의적 기준으로 부당한 처분을 하지 않도록 '재량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연중 공포한다. 법령·조례가 광범위하고 불명확한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어 공무원의 우월적 지위를 뒷받침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계약의 평등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계약심사 조정내역을 공개하고, 발주 계약에서 "해석상 이견 발생시 서울시의 의견을 우선시한다" 등 부당한 '계약 특수조건'도 금지한다.

서울시는 부당한 갑의 행태를 신고할 수 있도록 9월 '원순씨 핫라인-甲의 부당행위 신고센터'을 연다. 박 시장과 감사관만 열람할 수 있는 핫라인에 들어온 신고는 사실관계를 밝혀 해당 공무원의 책임을 묻게 된다.

내년부터 신입 공무원, 승진자 교육과정에 갑을관계 혁신을 위한 교육 과목을 넣고 온라인 시민공모, 미스터리 쇼퍼, 자체 감사활동 등 갑을관계 개선 모니터링도 계속해 나간다.

다만 을의 일방적 주장으로부터의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고발 당한 공무원의 주장이 '조정위원회' 심의에서 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면책이 가능하다. 우수 공무원에겐 인사평가 등에서 인센티브를 준다.

갑의 애환과 어려움을 토론하는 '갑의 항변대회'도 매달 열 계획이다.

박 시장은 "갑을 간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관계를 깨뜨리지 않고서는 더불어 함께 사는 서울을 만들어나갈 수 없다"며 "공직사회에 남아 있는 부당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을 때까지 혁신대책을 강도높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