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세월호특별법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오전과 저녁 두 차례 열었다. "대여(對與) 투쟁에 나서자"는 강경 목소리가 압도했다. 지난 19일 여야(與野)의 두 번째 세월호특별법 합의 직후 열렸던 의총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였다.

이날 의총은 오전 9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진행됐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유가족 측의 면담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정회된 뒤 저녁 8시에 다시 열려 11시 20분까지 이어졌다. 의원들은 '의원직 총사퇴 결의'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강동원 의원은 "의원직 총사퇴라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소속 의원 130명 전원이 사퇴서를 써서 제출한 뒤 이를 동력으로 투쟁을 벌이자는 취지였다. 기존 여야 합의안에 대한 전면 무효화 선언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세월호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한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이학영 의원은 "선수(박 위원장)가 두 번 나가서 KO(완패)를 당했으면 이제는 국민과 함께 밖에 나가서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문재인 의원이 단식을 하고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교대로 지역 당원 농성을 벌이자는 얘기도 나왔다.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세월호특별법이 통과되기 전에는 국정감사나 법안 처리도 없다는 것이다. 유승희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로 가자"고 주장했다고 한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특별법 합의 실패는) 다 제가 모자란 탓"이라며 "심려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제안한 3자 협의체 구성을 새누리당이 수용하지 않으면 강경파 주장대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대표와 유가족 면담이 끝난 후 열린 저녁 의총에서는 향후 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일단 여당과 유가족이 대화를 이어갈 동안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장내외 투쟁을 병행하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국회에서 장내 투쟁을 하되, 시내 도보 행진과 청와대 앞 규탄대회 등 장외 투쟁도 함께 하자는 것이다. 다만 지도부는 장외투쟁을 당장 실시할지는 26일 오전에 좀더 검토한 뒤 확정하기로 했다.

당내 기류가 강성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 야당 관계자들은 "여야의 '강(强) 대 강(强)' 대치 속에 세월호 국면의 출구가 보이지 않자 '더는 새누리당만 쳐다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강경파 쪽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당과 대화에 나선 유족들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편 의총에서는 원내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박 위원장의 위원장직(임시 당대표직) 사퇴와 관련해 격론이 오가기도 했다. 홍익표 의원은 "박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지도 체제를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국민과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일부 의원은 이 같은 전면 책임론보다는 과도한 업무 부담을 내세워 위원장직과 원내대표직 분리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지도부를 흔들면 오히려 분란(紛亂)만 초래할 뿐이라는 '지도부 옹호론'이 아직까지는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군기 의원은 "이제는 세월호 국면을 현실적으로 매듭지어야 할 때다. 아군의 총사령관을 더는 공격해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