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한 '책, 세상을 열다' 세 번째 토론회와 낭독회가 25일 서울 KT 광화문지사 올레스퀘어에서 열렸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따로 또 함께하는 삶'을 주제로 주관한 이날 포럼에는 독자 120명이 객석을 메웠다. 두 손을 모으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감상했고, 궁금하거나 중요한 것을 받아 적는 이들도 있었다. 중간중간 웃음도 터져 나왔다.

진석용 대전대 정치언론학과 교수는 장 자크 루소가 쓴 '사회계약론'의 문제의식에 대해 발표했다. 루소가 대전제로 삼은 것은 "협약만이 인간 상호 간의 모든 정당한 권위의 기초"라는 것이었다. 진 교수는 "태풍은 나무를 쓰러뜨릴 수 있지만 그것이 태풍의 '권리'는 아니며 나무가 쓰러질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사랑과 우정이 있어야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형철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문학평론가)는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로 흘러가는 김수영의 시 '풀'을 읽는 방법에 대해 발제했다. 신 교수는 '방법적 긍정, 희망을 연습'을 이야기하며 "'논어'에는 바람(위정자)과 풀(백성)을 둘러싼 모종의 서사가 잠복해 있다"고 말했다. "'바람과 풀'에 대한 동아시아의 오래된 서사에 김수영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따져보라"고도 했다.

25일‘책, 세상을 열다’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한 신형철 교수.

이날 포럼은 사회학자 정수복이 사회를 맡았고 서병훈 숭실대 교수,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가 토론자로 함께 참여했다. 또 김후란 시인이 시를 낭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