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담당 비서를 만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극도로 민감해 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과거 북한의 김용순 대남 담당 비서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20일 MBN 의 ‘뉴스공감’에 출연, “이번에 만난 김양건 대남 담당 비서가 한미연합군사훈련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치인으로, 최근 북한측이 김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전달하겠다는 조화를 받으러 지난 17일 북한의 개성공단을 다녀온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김양건 등 북한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을지 프리덤 가디언은 매년 이 무렵 한국에서 진행되는 한미 대규모 연합 군사 훈련이다.

박 의원은 방송에서 김양건의 이런 반응을 소개하면서, 김양건의 전임자인 김용순 비서도 예전에 자신과 만났을 때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당시 김용순 비서가 박 의원에게 “남한은 돈이 많으니까 군사훈련을 하지만, 우리는 돈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우리 전투기 10대가 뜨면 자기들도 10대가 떠야 된다고 한다. 바다에 함정이 5대가 뜨면 자기들도 떠야 되고. 1개 사단이 이동하면 자기들도 따라서 1개 사단이 이동해주고. 그렇기 때문에 기름값과 경비가 막대하다는 거다”라며 당시 김용순 비서가 박 의원에게 했다는 말을 전했다.

즉, 남측의 군사훈련에 북한이 작전상 맞대응하는 수준의 훈련을 하려다보니 그 경비가 부담스러워 남측의 훈련 중단을 줄곧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다만 이런 내용은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다소 다른 것이다. 북한은 남한과 미국이 핵무력을 동원해 북침 훈련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