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단과 함께 움직이며 식품·야영장비 등 각종 짐 운송을 책임지고 있는 원정대 트럭이 '뉴라시아 길'의 새 명물이 되고 있다. '평화'라는 이름의 3.5t 마이티 트럭의 한쪽 면에는 유라시아 지도에 1만5000㎞에 이르는 대장정 루트가 표시돼 있다. 반대쪽 면에는 원정대 로고와 통과하는 10개국(독일ㆍ폴란드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ㆍ에스토니아ㆍ러시아ㆍ카자흐스탄ㆍ몽골ㆍ중국ㆍ한국)의 국기(國旗)가 새겨져 있다. 그런데 여기가 각국 사람들이 응원 댓글을 다는 벽보판으로 변한 것이다.
'평화'가 통과하는 지역의 주민과 관광객들은 1만5000㎞ 대장정 계획에 화들짝 놀랐다가 원정대원들의 설명을 듣고는 이내 트럭 측면에 각국 언어로 응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폴란드 서부 소도시 제핀(Rzepin)에서 만난 마르친 스타니체스키(28)씨는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 멋진 도전이기도 하다"며 '제핀시가 응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가족 여행 중인 라트비아인 야니스(29)씨는 "반드시 성공하라.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이라고 적었고, 폴란드 여대생 카롤리나(24)씨는 "당신들이 꿈꾸는 세상이 곧 올 수 있도록 마음으로 기도합니다~♡"라고 썼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한 음식점 종업원은 "평화 메시지가 우크라이나에도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베를린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달봉(68) 사장은 "한반도 통일의 그날까지 힘차게 페달을 밟아주세요"라고 썼다.
원정단은 독일에 이어 폴란드에서도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17일 원정단이 폴란드의 옛 수도 포즈난에 입성할 때 이 지역 최대 공영방송인 TVP는 숙소 앞에서 대기하며 원정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김창호 대장은 인터뷰에서 "1만5000㎞ 대장정 길처럼 평화와 통일의 길도 멀고 험하지만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원정단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주행 중 안전 문제다. 자전거 도로는 도심 극히 일부 구간에만 있고, 대부분은 차량들이 쌩쌩 지나가는 일반도로를 달려야 한다. 청각장애 수퍼모델 김희영씨는 17일 급감속한 앞 자전거와의 충돌을 피하다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원정대 선두에 서서 행렬을 이끌던 황인범 부대장은 숲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고라니를 피하다 넘어졌고, 김영미 대원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이종택 선진회계법인 대표는 기습적으로 말벌에 목이 쏘이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모두 큰 부상 없이 정상적으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자전거를 배려하는 독일·폴란드 운전자들의 매너는 대장정 초반 원정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폴란드 제핀시 인근 갓길 없는 왕복 2차선 도로를 달릴 때 원정대 자전거 행렬 뒤로 차량 10여대가 길게 늘어섰다. 차량들이 자전거 뒤를 시속 20㎞ 이하로 따라오는 상황이 2㎞ 가까이 계속됐지만, 경적 한 번 울리지 않았다. 마침내 갓길이 나와 원정단이 옆으로 비키자 운전자들은 창문을 열고 "고맙다" "힘내라"고 격려했다. 산악자전거 국가대표 출신인 안영민(25) 대원은 "한국 도로였으면 아마 난리가 났을 텐데 자전거를 배려해주는 이곳 운전자들의 모습에 피로가 싹 가셨다"고 했다.
〈원코리아 뉴라시아 특별취재단〉
이광회 부국장(원정단장), 오태진 수석논설위원, 주용중 정치부장, 조정훈 스포츠부장, 배성규 정치부 차장, 임민혁 정치부 기자, 진중언 산업1부 기자, 최형석 경제부 기자, 오종찬 멀티미디어영상부 기자, 장경혜·최민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