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은 인성덕목 중 '예의'와 '정의'는 높은 반면 '성실'과 '자기조절'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학생의 인성덕목이 남학생보다 대체적으로 높았지만 자신을 바로 세우는 데 필요한 덕목인 자기존중, 성실, 자기조절은 남학생보다 낮았다.
교육부는 초중고 학생의 인성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위탁해 개발한 '표준화 인성검사'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검사는 전국 1184개교 초등학교 5학년생, 중학교 2학년생, 고등학교 1학년생 4만명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됐다.
검사 대상 인성덕목은 자기존중, 성실, 배려·소통, (사회적)책임, 예의, 자기조절, 정직·용기, 지혜, 정의, 시민성 등 10개다.
검사 결과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은 예의, 정의, 책임, 자기존중, 배려·소통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정직·용기, 지혜, 자기조절, 성실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인성덕목 중 '예의'가 10점 만점 중 8.25점으로 가장 높았고 '정의(7.82)', '책임(7.71)', '자기존중(7.67)', '시민성(7.63)', '배려·소통(7.50)', '정직·용기(7.40)', '지혜(7.18)' 순으로 나타났다.
인성덕목 중 '자기조절'과 '성실'은 각각 7.10점과 6.61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
'예의'가 다른 덕목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효(孝) 사상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연구본부 현주 본부장은 "유교사상에 문화적 뿌리를 둔 한국사회에는 예(禮)와 관련된 덕목이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강조돼 왔다"며 "문화적 배경 때문에 부모에 대한 효도, 웃어른에 대한 공경과 관련된 '예의' 점수가 높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정직·용기, 지혜, 자기조절, 성실은 인성의 여러 요인 중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고 확립하는 것과 관련된 요인들로 우리나라 학생들은 이러한 덕목과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현 본부장은 "'자기조절'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자신의 감정 상태를 관리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는 역량"이라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데 기본이 되는 자질이라는 점에서 볼 때 이러한 덕목이 낮게 나온 것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의 인성덕목 점수가 가장 높고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덕목별로는 '자기존중', '성실'은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점차 낮아졌고 '자기조절'은 중학교에서 낮아진 후 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또 배려·소통, 책임, 예의, 자기조절, 정직·용기, 지혜, 정의, 시민성은 초등학교에서 높지만 중학교에서 급격히 낮아지다 고등학교에서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자기존중, 성실, 자기조절은 학교급에 따라 점차 낮아지거나 중학교와 고등학교간 차이 없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현 본부장은 "자기존중, 성실, 자기조절과 같은 덕목들은 개인의 삶을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영위하는데 도움을 주는 덕목이라는 점에서 특히 중학교 시기부터 관심을 갖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별로는 대체적으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았다. 반면 자기존중, 성실, 자기조절은 남학생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낮은 수준을 보인 자기존중, 성실, 자기조절 덕목들은 초등학교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가 중학교 시기에 확연하게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현 본부장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인성수준이 더 높지만 자기존중, 성실, 자기조절 같은 자신을 바로 세우는 데 필요한 덕목과 역량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더 높다"며 "인성수준에서 나타난 남녀 차이를 극복 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초중등 학생들의 인성수준 표준화 인성검사 도구와 매뉴얼을 초중등 학교에 보급하고 인성검사 도구가 활용될 수 있도록 9월 중 시·도교육청 관계자 연수를 실시한다.
또 내년부터는 정기적으로 학생 인성수준을 측정해 학교 현장의 인성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