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친(親)러시아계 반군이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로 장갑차 등 병력을 보냈다는 증언이 제기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전날 밤 러시아 장갑차 대열이 국경을 넘어와 포격으로 격퇴했다. 날이 밝자 러시아군이 우리 군에 포를 쏘기도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즉각 "우크라이나가 꿈을 꾼 모양"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러시아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크렘린의 군사 개입을 뒷받침하는 증언은 속속 나오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14일 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는 걸 기자들이 목격했다"고 했다. 션 워커 가디언 기자는 "러시아 번호판을 단 장갑차 20여대 등이 국경을 넘었다. '침공' 규모는 아니지만 구호 행렬도 아니었다"고 트위터에 썼다. 친러계인 알렉산드르 자카르첸코 자칭 도네츠크 총리도 15일 "탱크 30여대, 장갑차 150여대와 러시아에서 훈련받은 전투 요원 1200명이 '결정적인 순간'에 참여할 것"이라고 유튜브를 통해 주장했다.
침공 우려가 커지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보낸 구호품 반입을 전격 통제 중이다. 러시아는 지난 12일 "고립된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 구호품"이라며 트럭 280여대를 국경으로 보냈다. 우크라이나는 "국경 수비대가 구호품을 조사한 이후에도 적십자와 동행해야만 반입을 허용하겠다"고 반발했다. 무기 등이 숨겨져 있는 '트로이의 목마'일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국제적 비난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군 지원을 강행하는 것은 정치적 고려 때문이다. 폴란드, 발트 3국에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유럽으로 돌아서면 러시아는 고립무원에 빠진다. 최근 푸틴이 중거리전술핵 폐기조약(INF) 탈퇴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나토(NATO)에 밀리는 군사력을 전술핵으로 만회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푸틴이 국내 극우파의 강한 지지를 받는 만큼, 유화책으로 선회하면 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