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끊임없이 '기뻐하고 환호하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세상으로 나아가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오후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에서 젊은이들에게 늘 깨어 기뻐하며 세상 속으로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주님께 '도와달라' 외치는 절규에 우리가 응답하자.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간청에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하시는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자"는 것이다.
해미읍성과 해미성지 일대는 최대 1만명의 초기 천주교 신자들이 잔혹한 방식으로 처형된 곳. 이날 해미읍성에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가한 22개국 2000명을 비롯해 한국청년대회 참가자 4000여명, 신자 등 4만5000여명이 참가해 찌푸린 날씨 속에 교황을 뜨겁게 환영했다.
교황은 또 이번 대회 주제 '일어나 비추어라'를 인용하며 "여러분의 친구, 직장 동료, 국민과 이 거대한 대륙의 모든 사람이 자비를 입도록 하라"고도 했다. 교황은 또 젊은이들의 특징인 낙관주의와 선의(善意)의 에너지를 선용(善用)할 것을 당부했다. "그리스도께서 낙관주의를 그리스도교적 희망으로, 에너지를 윤리적인 덕으로, 선의를 자신을 희생하는 순수한 사랑으로 변화시켜 주시도록 여러분을 맡겨 드리십시오. 이것은 여러분의 삶과 문화에서 희망과 덕과 사랑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극복해 내는 승리의 길입니다." 이날 미사에서는 타갈로그어와 인도네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독서와 기도가 진행됐다. 교황은 강론은 영어, 미사는 라틴어로 진행했으며 신자들은 각자 다른 언어로 같은 기도를 드렸다.
교황은 청년대회 폐막에 앞서 해미성지에서 가진 아시아 주교단과의 만남에서도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상대주의, 피상성, 쉽고 안전한 선택을 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라"는 주문이었다. 그는 또 "사회의 변두리에서 신음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봉사와 사제·수도자 성소(聖召)를 키워 내는 노력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드러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한마디로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이번 방한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스로 결정한 첫 해외 순방이다. 교황은 취임 뒤 거듭된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방한 요청에 한국 방문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교황이 결정적으로 마음을 굳힌 것은 유흥식 대전교구장의 편지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 주교는 편지에서 "브라질에는 300만명이 모였지만 우리는 2000명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교황님을 뵙고 싶은 뜨거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도 오시겠느냐"며 다소 도발적(?)으로 방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그냥 못 넘기는 교황은 이 편지를 읽은 후 방한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