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선발 방식'을 둘러싸고 광주시교육청(교육감 장휘국)과 갈등을 빚어온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광주 숭덕고가 결국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기로 했다.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앞세운 진보 교육감의 요구에 사실상 떠밀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숭덕고는 지난 15일 학부모 총회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시교육청의 현행 정책에선 정상적인 자사고 운영이 어렵다"며 일반고로의 자진 전환을 의결했다. '전원 추첨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장휘국 교육감의 직권 자사고 입시 요강 공고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광주 시내 자사고 2곳(숭덕고·송원고) 중 하나인 숭덕고는 지금까지 중학교 성적 상위 30% 이내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첨 선발해 왔다. 그러나 숭덕고가 내년도 입시에서 중학교 성적 반영을 더 강화(정원의 1.5배를 성적순으로 뽑은 뒤 면접으로 최종 선발)한 안을 내놓으면서 교육청과 갈등이 불거졌다. 교육청은 '종전 방식대로 하라'며 거듭 입시 요강을 반려했고, 숭덕고가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 14일 장휘국 교육감은 직권으로 '성적 제한 폐지 및 100% 추첨'을 골자로 한 입시 요강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러자 숭덕고 측이 "그렇다면 자사고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일반고 전환을 택한 것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마지막 입시 요강 공고일(14일)까지 숭덕고가 수정안을 내놓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교육감 직권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숭덕고는 2012년 지원율 미달로 자사고를 자진 반납한 보문고에 이어 일반고로 자진 전환한 두 번째 광주 지역 자사고가 될 전망이다. 한편 교육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던 송원고는 '성적 제한 폐지 및 전원 추첨'이란 교육청 요구를 수용하면서 자사고로 남게 됐다. 장 교육감이 자사고 입시 요강을 '직권 공고'한 것이 법적으로 타당하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현행 '자사고 지정·운영 규칙'은 자사고 입학 전형을 학교장 권한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