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공군에서 복무하다 자살한 고(故) 김지훈 일병의 아버지 김경준씨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군(軍)은 거짓말과 제 식구 감싸기가 상습화된 조직"이라고 했다. 공군은 자살 사건으로부터 1년 이상 지난 뒤인 14일에야 김 일병이 상관의 질책과 가혹한 얼차려 때문에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김씨는 아들의 자살 원인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아들 소속 부대가 수사 기록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공군본부로 넘겼다고 거짓말을 하고 주지 않았다"고 했다. 또 "공군 수사팀이 가혹 행위를 확인하고도 가해자는 입건하지 않은 채 있지도 않은 아들의 정신병력을 찾으려 했다"며 "국방부 관계자가 진정서 철회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군은 육군 28사단 윤 일병이 선임들의 악마 같은 가혹 행위로 숨진 사실도 넉 달 가까이 숨겼다가 민간 인권단체가 폭로하자 마지못해 전모를 공개했다. 또 지난 6월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 때는 체포 과정에서 교전(交戰)이 있었다고 발표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군은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 당시 CCTV로 북한군 귀순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김 일병 사건처럼 군이 병사 '개인 탓'으로 돌렸던 병영 내 자살 사건 원인이 나중에 폭행 등 가혹 행위로 드러난 사례도 한둘이 아니다.

이런 일이 쌓여 지금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 지수는 바닥 상태다. 국민이 믿지 않는 군대가 강군(强軍)이 된 사례는 역사상 단 한 번도 없다. 아무리 많은 최신 무기를 갖고 있어도 백전백패(百戰百敗)할 수밖에 없다. 천안함 폭침 때 군의 작은 거짓말이 거듭되면서 결국 일부 국민이 눈앞에 있는 큰 진실조차 믿지 않으려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군은 거짓말하는 조직'이라는 국민 인식이 해소되지 않으면 북한의 위협보다 더 심각한 국가 안보 저해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훈련, 작전, 군수(軍需), 인사 등 군의 다른 핵심 기능에서도 얼마나 많은 거짓말이 횡행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우리 군의 거짓말과 진실 은폐 악습을 단순한 도덕성 문제가 아닌 국가 안보 위기 차원에서 다루고 대처해야 하는 건 이 때문이다.

앞으로 군 관련 사건에선 거짓말한 사람은 그가 누구든 범인과 같은 차원에서 처벌하고, 거짓말한 조직은 전체를 도려내야 한다. '거짓말하면 범인과 똑같이 취급받는다'는 인식이 군에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하려면 한 차례 본보기가 아니라 끝을 본다는 각오로 '거짓말 문화'와 싸워야 한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이를 직접 챙기고 독려해야 한다.

[사설] '지검장 음란 행위' 수사, 검찰은 방해 말고 경찰은 惡用 말라
[사설] 중국인 觀光, 삼성전자 같은 핵심 산업으로 키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