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얼마나 위대한 선물입니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희망 보따리'를 안고 한국을 찾았다. 14일 알리탈리아 전세기 편으로 한국을 찾은 교황이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공직자, 외교관들을 만난 자리에서 던진 세 가지 키워드는 '희망' '평화' 그리고 '사람'이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the morning calm) 한국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한 교황은 "이 민족(한민족)의 유산은 오랜 세월 폭력과 박해와 전쟁의 시련을 거쳤다"며 "그러나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대낮의 열기와 한밤의 어둠은 정의와 평화와 일치를 향한 불멸의 희망을 품고 있는 아침의 고요함에 언제나 자리를 내주었다"고 말했다. '고요한 아침'으로 시작해 '평화의 아침'으로 연결되는 수사(修辭)를 구사한 것이다. 그는 이어 "좌절하지 말고 우리가 희망하는 목표(정의·평화·일치)를 추구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그는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大義)"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행복한 100시간이 시작됐다. 14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한 교황이 박근혜 대통령을 뒤로 하고 쏘울 승용차에 오르기 전 환영 나온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교황은 신자유주의와 경제 만능주의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점점 더 세계화되는 세상 안에서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교황님의 방한이 오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반도에 희망의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핵 없는 통일 한반도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교황님을 비롯한 전 세계인의 염원이라 믿는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전 세계 12억 가톨릭의 최고 지도자인 교황님의 방한은 한국 천주교와 우리 국민에게 큰 축복"이라고 감사를 표시하고 "교황님의 방문으로 우리 국민의 마음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앞서 13일(현지 시각) 로마를 출발해 11시간의 비행을 거쳐 14일 오전 10시 15분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교황은 환한 미소로 한 사람 한 사람 악수와 인사를 나누고 대기하던 쏘울 승용차를 타고 주한 교황청대사관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