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치사율로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에볼라 바리어스의 치료제 시약이 항공편으로 13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에 도착했다. 시약은 전염 환자들을 치료하다 병을 옮은 현지 의사 두 명에게 투여될 예정이다. 서아프리카 4개국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미국 제약사가 개발한 시약 '지맵(ZMapp)'은 아우구스틴 크페헤 은가푸안 라이베리아 외무장관이 미국에서 귀국할 때 탑승한 민간 항공기편으로 라이베리아에 들어왔다. 두 박스 분량의 시약은 현지 의사들로 바이러스에 전염된 주쿠니스 아일랜드와 아브라함 보보가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으로 보내졌다.

시약이 아프리카로 보내졌지만 문제는 감염자수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AFP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폴 키니 사무차장을 인용해 3차례 투여할 수 있는 시약이 라이베리아에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현재 제조된 시약은 약 10~12회 투여할 수 있는 양이라고 WHO를 인용해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 들어 다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69명에 달해 약 40년 전에 처음 발견된 이후 최악의 참사이다. 감염자 수는 1975명이며 절대 다수가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현재까지 3명이 숨졌다.

이로 인해 충분한 치료제가 확보될 때까지는 누가 우선적으로 투여받야야 하는지에 대한 윤리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베리아 의사들은 시약을 투여받게 되는 첫 아프리카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양인 3명이 약을 투여받았으며 스페인 신부는 이후에 사망했고 미국 의료진은 기력을 회복했다.

보건당국은 지맵이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약을 투여받은 환자는 피실험 동물이 된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되돌릴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라이베리아에선 윤리적 문제보다는 환자의 생명이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리 문제의 명백한 예로, 에볼라 바이러스에도 살아남은 멜빈 코코는 미국 보건당국이 시약 사용과 관련해 어떤 부작용에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자신은 지맵을 투여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하지 않은 약은 처방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로 로이터는 보도했다.

하지만 WHO 윤리위원회는 앞서 지난 12일 실험단계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사용을 허용했다. WHO는 성명을 통해 "현재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특정 조건들이 갖춰진다면 효능이나 부작용이 입증되지 않은 시험단계의 치료제를 잠재적 치료나 예방을 위해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이라는데에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의 전염과 사망은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이 낳은 가장 비극적인 결과이다. 이들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자신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다 사망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WHO는 이번주에 총 170명의 의료진이 전염됐고 최소 8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에라리온 당국은 바이러스 치료에 전력을 다해온 저명한 의사 모두페 콜이 전일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에라리온에서는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의사 세크 우마르 칸이 숨졌다. 당시 '국경없는 의사회'와 WHO 소속의 의사들로 구성된 치료팀은 윤리문제를 들어 치료제 시약을 사용하지 않았다. 당시 칸이 투여받았다면 첫 사례가 됐다.

한편 미국의 과학자들은 에볼라가 어떻게 신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지를 찾아냈다. 이들은 에볼라가 VP24로불리는 단백질 물질을 몸 속에 방출, 위급신호를 면역체계로 전달하는 인터페론의 신호전달 경로를 막아서 면역체계를 마비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의대의 크리스 배슬러 박사는 로이터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무척 치명적인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이 바이러스가 전염에 대한 신체의 면역 반응에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