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이지 부폰(로마 시민), 안드레아 피를로(바티칸 공보담당관), 조르조 키엘리니(교황 여름별장 관리자)…? 9일 방영된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 속으로’에 출연한 시민들의 이름 자막이 본명이 아닌 이탈리아 유명 축구선수 이름으로 나가는 황당한 사고가 벌어졌다. 이날 방송은 교황 방한을 맞아 특별 기획된 이탈리아 로마·바티칸 촬영분으로, 이곳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트램 운전기사와 연주가, 골동품 상인 등 다양한 직업의 시민들이 인터뷰 영상에 출연했지만 자막 표기된 그들의 이름은 모두 유명 축구 선수들의 이름이었다. 로마 시민으로 표기된 잔루이지 부폰은 이탈리아 국가대표 골키퍼고, 바티칸 공보담당관으로 나온 안드레아 피를로는 이탈리아의 간판 미드필더다.
KBS는 10일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사과글을 게재했다. 함형진 교양문화국장 명의로 된 이 글엔 “담당 외주 제작사 PD가 인터뷰한 시민들의 명단이 담긴 메모지를 분실하고 급히 제작하느라 사고를 빚게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외주 제작사는 해당 방송분을 제작한 담당 PD를 즉각 징계 조치했고, KBS도 해당 외주 제작사에 ‘걸어서 세계 속으로’ 제작 금지 조치를 취했다. KBS 관계자는 “검수를 소홀히 한 KBS 내부 책임자에 대해서도 사규에 따른 징계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7일 협찬 고지 규정을 위반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태료 90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