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 축구대표팀이 선전을 거듭하는 경기를 중계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깎아내려 한국인들의 지탄을 받았던 중국 CCTV 앵커 선빙(沈?·37)이 중국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언론 봉황망(鳳凰網)은 8일 중국 내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검찰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비리 파문과 관련해 내연녀로 알려져온 CCTV 여성앵커 선빙과 예잉춘(葉迎春)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1년 CCTV에 입사한 선빙은 일부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2012년 7월 중앙정법위원회 정보센터 부주임(부청장급) 신분으로 다시 나타나 화제가 됐다. 당시 정법위 수장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인 저우융캉이었다.

키 173㎝로 농구 선수를 하다가 저장대학 금융과를 졸업한 선빙은 CCTV 입사 초기인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스포츠 프로그램 사회와 중계를 맡아 인기를 모았다. 아르헨티나가 예선에서 탈락했을 때는 중계를 하다가 눈물을 훔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대표팀이 16걍, 8강, 4강 등 선전을 거듭하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잇달아 폄훼하는 발언을 해 한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또다른 저우융캉의 내연녀로 알려진 예잉춘은 1996년 CCTV에 입사해 '군사채널','중국신문' 등을 진행했으며, 2011∼2012년 '국제채널' 해외시청자 조사에서 '지명도 1위 여성사회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중화권 언론 매체들은 저우융캉의 측근이었던 리둥성(李東生) 전 공안부 부부장이 CCTV 부사장 재직시절 많은 여성 기자와 앵커들을 저우융캉을 비롯한 유력인사들에 대한 성접대에 동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