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후반기 첫날인 7월 22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심판합의 판정제'가 과연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해 볼 시점이다. 전반기에 잦았던 오심을 줄이기 위해 고육책으로 만들어진 '심판합의 판정제'는 잘못된 판정을 바로잡는 데는 효과가 있다는 평이지만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먼저, 사람이 아닌 기계에 의해 승부와 경기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어디까지나 심판이 경기 운영의 주체여야 하나 이젠 방송 카메라에 의존하다시피 해 주객이 완전히 전도됐다. 이러다 보니 방송 카메라가 주심, 네명의 심판은 보조 수단으로 전락하는 느낌마저 들고 있다.
두 번째는 중하위권 팀들의 대혼전으로 한껏 달아오르는 4강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디오 판독' 요청은 경기 흐름을 끊고 관중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판독 결과가 나오는 동안 관중은 짜증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이럴 바에야 집에서 편안히 TV 중계를 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할 것이고 관중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세 번째는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경기 시간이다. 감독이 어필하고 TV 중계 화면을 확인하는 동안 최대 5분이 흘러간다. 지난 5일까지 경기 평균 시간이 3시간 27분이어서 역대 최장 시간 경신(종전 2009년 3시간 22분)은 불을 보듯 뻔하고 3시간 30분 돌파도 문제없어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2시간 40분과는 무려 50분의 차이가 나니 프로야구 상품성은 뚝 떨어지고 만다.
내년 시즌엔 KT 위즈의 10구단 참여로 프로야구는 제2의 출범을 맞게 되고 꿈의 1000만 관중 시대도 활짝 열린다. 이런 중흥기에 편법으로 도입된 비디오 판독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각살우(矯角殺牛), 뿔을 고치기 위해 소를 죽이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도록 관계자들은 제도 수정을 깊이 검토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