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국들이 오는 11월 호주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외국계 은행 대상 ‘벌금 폭탄’ 문제를 다루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미국이 외국계 은행에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문제를 G20 의제로 상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에 대해 독일, 이탈리아, 영국 정부도 지지했다고 FT는 각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프랑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앞장서는 이유는 최근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가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천문학적 벌금 철퇴를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미 법무부는 BNP파리바에 미 제재 대상국인 이란, 수단, 쿠바 등과 1900억달러 규모의 금융거래를 한 혐의로 89억달러(9조20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미국이 외국계 은행에 부과한 사상 최대 벌금액이다.

벌금 여파로 인해 BNP파리바는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규모인 43억2000억유로의 손실을 기록했다.

프랑스 정부는 BNP파리바에 대한 처벌 수위가 과도할 뿐 아니라 처벌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가 받은 혐의는 미국법을 위반했지만, 프랑스나 유럽연합(EU) 법에는 저촉되지 않는다.

아울러 독일 은행인 도이치방크와 코메르츠방크도 미국 규제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다.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럴,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도 미국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유럽의 고위 관리는 “다중 규제 위험을 피하려면, 각국 규제 당국 간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재무부는 금융기관은 법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고 FT는 전했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미국에서 영업하거나 혹은 미국 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법을 집행한다”며 “외국계 은행이 미국에서 영업하려면 미 현지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