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가 115년간의 ‘이탈리아’ 시대를 끝내고, ‘네덜란드’ 시대를 연다.
피아트 주주들은 1일(현지시각) 주주총회에서 피아트 본사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네덜란드로 옮기고, 세법상 주소를 영국으로 이전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또한 피아트 주주들은 미국 크라이슬러와의 합병법인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FCA)’ 설립 안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발표한 피아트의 크라이슬러 인수합병이 마무리 단계를 밟게 됐다. 올 1월 피아트는 크라이슬러 잔여지분(41.5%)을 36억50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전미자동차노동조합 퇴직자건강보험신탁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새 회사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FCA)’은 세계 자동차 시장 7위 업체가 된다.
피아트가 고향인 이탈리아 토리노를 떠난다는 것은 지역 자동차 브랜드 시대가 저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피아트는 1899년 설립 이후 토리노에 본사를 두면서 지역경제를 이끌었다. ‘피아트의 도시’로 불리는 토리노에는 자동차 박물관을 비롯해 옛 피아트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킨 ‘링고토’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제너럴모터스(GM),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과 더 잘 경쟁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릭 고든 미시건대 교수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크라이슬러 그룹 회장은 이탈리아를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본사를 옮기는 것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빈센조 롱고 밀라노 IG그룹 투자전략가는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10월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월스트리트의 주목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네덜란드에는 토리노보다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이탈리아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보다는 덜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리노에서 관리와 정보기술기능을 유지하고, 이탈리아에 있는 피아트 공장을 모두 유지하며 안식년에 있는 3만명의 근로자를 다시 고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