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시신 2구가 김장할 때 주로 쓰는 대형 고무 대야 안에서 발견됐다. 시신은 두개골이 드러날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집 안에서는 1~2주 정도 제대로 먹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여덟 살 남자 어린이도 발견됐다. 경찰은 아이 엄마인 50대 여성을 추적하고 있다.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밤 포천시 신북면의 한 4층짜리 다세대주택에 사는 여성이 "위층에서 아이가 악을 쓰며 우는 소리가 난다"며 신고했다. 오후 9시 40분 경찰이 출동했을 때 다세대주택 2층에 있는 문제의 집 현관문은 잠겨 있었다. 경찰이 문을 따고 들어가자 집 안엔 악취가 진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 두 개 17평짜리 집 안에 쓰레기가 가득해 거의 쓰레기장 수준이었다"고 했다.

시신 2구는 작은 방에 있던 높이 80㎝, 지름 84㎝의 고무 대야에서 발견됐다. 대야를 덮은 두꺼운 이불을 들치자 시신이 있었다. 시신 아래 비닐 장판을 걷어내자 시신 한 구가 또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시신 모두 두개골이 보였고 살갗이 흐물흐물해 지문 감식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한 시신은 얼굴에 랩이, 목에는 스카프가 감겨 있었다. 다른 시신은 머리에 주방용 투명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었다. 경찰은 타살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TV가 켜져 있던 큰 방에서는 영양실조 상태의 남자아이가 발견됐다. 경찰은 아이를 즉시 아동 보호 기관에 맡겼고, 다행히 건강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 집에서는 이날 발견된 여덟 살 아이와 엄마 이모(50)씨가 살았다고 한다. 이씨의 남편 박모(51)씨는 10년간 행방불명 상태이고, 3년 전 군에서 제대한 큰아들(28)은 "2012년 12월 어머니와 만난 것이 마지막"이라고 밝혔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옆에서 발견된 아이는 주민등록상 박씨의 아들이지만 아내 이씨가 다른 남성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 이웃 주민은 "아이가 지적장애가 있어서 집 안에서만 키운 것으로 안다. 애 엄마는 오전 6시쯤 일을 나갔다가 밤에 들어왔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는 말이 매우 어눌하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박씨의 휴대전화와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고장 난 휴대전화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행방불명이라던 박씨의 휴대전화가 현장에서 발견된 만큼 시신 중 하나는 박씨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경찰은 국과수에 두 시신 부검과 DNA 검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상태가 서로 다른 점으로 미뤄 두 사람의 사망 시각이 다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사라진 이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이웃들은 "이씨가 20일 전부터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가 29일까지 포천의 한 과자 공장에 출근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누군가와 공모해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