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유럽연합(EU)과 미국이 29일(현지시각)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서방국들이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피격한 우크라이나 반군의 배후로 지목되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날 EU 국가 대표들은 러시아 일부 개인에 대한 제재를 넘어서 에너지, 군사, 금융 등 특정 산업에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EU는 에너지와 국방 산업 관련 장비 무역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은행의 유럽 내 자금 조달도 중단된다. 이 제재안은 오는 31일부터 적용되며, 3개월 후에 검토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피할 수 없다"며 "러시아 지도층은 단계적 몰락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협력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뒤이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러시아의 에너지, 금융, 무기, 항만 산업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의 에너지 분야 제품과 기술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러시아 금융 기업과 국방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자금 지원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또 한 번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며 "러시아가 계속 이 길을 걷는다면, 러시아가 지불하게 될 비용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VTB, 뱅크오브모스크바, 러시아 농업은행 등 주요 국영 은행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도 내놨다. 미국 국민은 이 은행들과 만기 90일 이상의 채권과 신규 주식 거래가 금지된다.

이 밖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서문을 보내 러시아가 신형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는 것은 '중거리 핵무기 폐기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국들이 제재에도 굴하지 않고 반우크라이나 반군 지원을 계속할 거라고 내다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미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으로 러시아 경제가 상당히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경제적 제재에 위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러시아 제재가 경제에 타격을 미칠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영국은 러시아 자산가들이 런던 금융가에서 돈을 회수할까 봐 우려하고 있고 프랑스는 15억달러 규모의 무기 계약 체결이 중단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