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박원순'이라 불리며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지지 속에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된 윤장현(65) 광주시장이 시의회에 제출한 광주시 조직개편안이 부결됐다.

윤 시장이 주도한 광주시 조직개편안은 29일 광주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부결 처리됐다. 광주시의원 22명 중 통합진보당 소속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 21명이 윤 시장과 같은 새정치연합 소속인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조직개편안 부결로 윤 시장의 시정(市政)은 임기 초반부터 난항을 겪게 됐다.

이번 조직개편안 처리 과정에서 시의회 안팎에선 "윤 시장과 시의회 사이에 소통이 부재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시장은 이를 의식한 듯 본회의 표결에 앞서 "(조직개편안에 대해)집행부에서 충분한 설명이 없었거나 부족한 점이 있었으면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지만 끝내 부결됐다.

윤 시장과 협조해 조직개편안 통과를 주도했던 조영표 광주시의장도 곤란한 처지가 됐다. 자신을 비롯한 주류 측 의원들이 조직개편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비주류 측의 집단 반발로 통과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시의회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주류 측 의원과 의장단 선거에서 낙선한 비주류 측 의원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직개편안 처리를 두고 양측은 또다시 '표 대결'을 벌였고 윤 시장과 조 의장을 견제하는 비주류가 승리한 형국이 됐다.

조 의장은 전날 밤에도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조직개편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비주류의 불참 속에 정족수 부족으로 개회조차 하지 못했고, 이날 결국 개편안이 부결되면서 윤 시장과 더불어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번 개편안 부결로 광주시와 의회 간의 정국은 복잡하게 얽히게 됐다. 윤 시장의 정치력이 이를 푸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