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기념일을 하루 앞둔 26일 북한이 황해도 장산곳에서 동해 쪽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또 다시 발사했다. 최근 황해도에서만 지난 9일에 이어 두 번째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6일 21시40분께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북방향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발사했다"며 "사거리는 500여㎞ 내외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9일과 마찬가지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은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했다.

합참 관계자는 "군은 북한이 아시안 게임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며 "민족의 화해가 도모되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를 분석 중에 있다"며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감시를 강화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올해 들어 100여발의 미사일과 로켓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9일에도 군사분계선(MDL)에서 40여㎞ 떨어진 황해도 평산에서 스커드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13일에는 강원도 금강산 해안에서 동해 NLL 인근 북방 해상으로 방사포를 포함해 해안포 약 100여발을 사격하며 대남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정전협정 기념일(27일)을 앞두고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 도발을 한 것에 대해서는 남한은 물론 미국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논평에서 "(6·25전쟁은) 공화국에 대한 지배를 노린 침략자들의 날강도적인 무력침공으로부터 민족의 자주권과 영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전쟁이다.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이 '승전일'이라며 떠드는 것은 가련하기 짝이 없는 하나의 정치만화"라며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치 않았다.

한 군사전문가는 아시안게임 참가를 언급하며 한편으로는 도발을 서슴없이 감행하는 북한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 "수시로 미사일을 쏘아대면서 인천아시안게임에 참여하겠다고 언급하는 것은 전형적인 화전양면술이다"며 "정전협정 기념일을 자신들의 승전일로 주장하며 남한과 미국을 직접 겨냥해 비난하는 것 역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