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선 미국 시애틀 아시안 약물중독치료서비스(ACTS) 디렉터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종편 TV 프로그램에서 국회의원 재·보선 서울 동작을 후보에서 밀려난 허동준씨가 고등학교 후배라며 전략 공천으로 아쉽게 탈락했지만 다음 선거에서는 꼭 당 차원에서 국회로 입성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한국 사회에서 학연과 지연을 사람의 당연한 의리쯤으로 여기며 아무런 거리낌 없이 관행으로 대물림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사람들은 세월호 침몰을 놓고 정부 탓을 하지만 사실은 아직도 한국 사회가 자신들의 모순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반성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발각된 해운업계와 공무원들의 뒷거래가 벌어지는 까닭은 이런 학연과 지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인(知人) 즉, 잘 아는 사람 중심의 업무관계로 불법이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반도가 처해있는 남과 북, 그리고 남남갈등이 생긴 근본 원인이 사회 구성원들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인간관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정치·경제·사회·문화, 그리고 심지어 종교 분야까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제대로 된 인재를 연결해 주고 발굴하려는 협력과 신뢰의 문화가 결여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은 누가 먼저 그 집단을 형성하며 세(勢)를 결집하느냐가 중요하며, 그 이후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문호를 개방하려 하지 않는 배타적 심리는 한국의 화합과 발전을 저해하는 근본이 되고 있음을 가슴 아프게 인식해야 한다. 사실, 정녕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은 정치에 줄을 댈 시간이 없을 정도로 자신의 업무에만 열정적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교언영색하고 호언장담하기 좋아하는 사이비 전문가들이 정부 관료의 눈에 쉽게 띄게 되는 모순을 낳게 된다.

최근 박근혜 정부가 계속되는 인사 실패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은 누구 하나 청문회의 인사검증을 거뜬히 통과하지 못하는 현실을 비관하며 자신의 입장만 하소연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인구 5000만의 대한민국에 한국 정부에 필요한 제대로 된 인재가 정말 없는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의 제2기 내각을 구성하며 그 자리에서 "비정상의 정상화와 청년층을 비롯한 각계각층이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국민의 불안과 고통을 해소하는 데 각 부처 장관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의문이 들었다. 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인지 의아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 되지 않고 단지 자신들의 세(勢)만 걱정하며 제대로 된 인재를 배척하려는 이 비정상의 두려운 심리들을 정직하게 인정하지 않고서는 한국이 계속 되돌이표를 그릴 수밖에 없는 운명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회가 제대로 된 일류 복지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상식이 통하며 서로 믿고 협력하는 마인드가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개혁 의지는 단지 말뿐인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