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승객을 구하지 못해 죽을 죄를 지은 것 같습니다."
23일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5차 공판에서, 침몰 직전까지 승객들을 구조했던 생존자가 증인으로 나와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유족들에게 사과, 법정을 숙연하게 했다.
이 승객은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 헬기에서 찍은 동영상에 파란 바지를 입고 소방호스를 들고 우현 갑판을 오가며 승객들을 구조하는 모습이 찍힌 김모(49·화물차 기사)씨다.
김씨는 검찰 측 증인신문에서 "배가 기울자 얼마 후 좌현 선미 쪽 갑판으로 나왔다가, 구조 헬기가 도착하자 난간을 잡고 위치가 높은 우현 쪽으로 기어 올라갔다"고 말했다.
우현 4층 갑판으로 올라간 그는 교사·남학생 등과 합세해 아래쪽 선실에 있던 승객 구조에 나섰다. 선미 쪽에서 2차례 소방호스를 가져와 학생들에게 던져주고 끌어올리기를 반복했다. 김씨는 "사고 이후 나 자신도 망가졌다. 요즘은 길도 헷갈리고, 버스 타면 창문으로 뛰어내릴 것 같다. 학생들을 보면 (구조하지 못한) 학생들 생각이 나 가지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재판장은 "재판부도 동영상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며 "자부심을 갖고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