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교 정책이 변했다. 과거와 달리 매우 공격적이고 직접적이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영유권 분쟁은 이를 입증한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고 중국의 외교 정책이 변하고 있다”며 “시 주석의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외교 방향을 결정해 올바른 대응을 하는 데 필수 조건”이라고 썼다.
지난해 말 중국은 일방적으로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다른 국가 선박 침입을 금지했다. 이어 올해 1월 민간 어선도 동중국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중국의 일방적인 행보에 미국과 일본은 해당 지역에서 합동 훈련을 해 반발했고, 필리핀·베트남 등 주변국 어선들은 중국의 공격에 인명 피해를 봤다.
FT는 “과거 국제 사회는 중국에 관대했다. 중국은 외교보다 내부 문제에 더 집중해왔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중국은 부정부패, 환경, 비효율적인 국영기업 구조조정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산재해있어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 집중하지 않았다.
실제로 2001년 중국 영해에서 미국 정찰기가 발견됐을 때 중국과 미국 지도자들은 은밀하게 이 문제를 처리하며 논쟁을 확산시키지 않았다. FT는 “대부분의 과거 사건들은 고립된 문제였지 전략적인 외교 논쟁으로 확산되지 않았다”며 “당시에는 중국과의 분쟁이 큰 골칫거리는 아니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은 외교 문제가 불거지면 단계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며 문제를 겉으로 꺼내지 않고 선반 위에 올려만 뒀다고 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부임하며 외교 정책이 바뀌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외교에 비중을 두기 시작한 것. FT는 “과거 중국 정부는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 이를 묵혀두고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며 “반면 시진핑 정부는 문제가 발생한 즉시 해결책을 행동으로 옮긴다”고 했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 이후에 가장 강력한 정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시 주석은 외교 분쟁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부정부패 방지와 경제개혁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다.
캠벨 전 차관보는 “중국의 정치 시스템을 알아야 적합한 대응을 할 수 있지만 중국의 정치적 의사결정 방식은 미궁 속에 있어 낱낱이는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의사 결정 체계는 매우 까다로워 시 주석 이외에 어떤 인물이 결정을 내리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FT는 “역사학자들은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일부 중국학자들은 시 주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하느라 고군분투 중”이라고 썼다.
캠벨 전 차관보는 “현재 국제 외교에서 중국의 외교 방식을 이해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