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전남 순천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유병언(兪炳彦·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인(死因)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유씨 평소 성격이나 시신이 발견된 장소, 도피 정황 등을 감안할 때 의문점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경은 22일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로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짚어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①거액 현금 노린 타살(他殺)?
유씨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일찌감치 도피를 준비했다. 4월 23일 경기도 안성의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을 빠져나온 유씨는 경기도 소재 구원파 신도 집에 머물다 5월 초 전남 순천 송치재의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은신처를 옮겼다.
당시 유씨는 5만원권으로 현금 20억원 정도를 가방에 나눠 담아 도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씨는 5월 중순쯤 별장 주변 토지와 건물을 사들였는데 현금으로 2억500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에게 땅을 판 A씨가 검찰 조사에서 "여행용 가방에서 현금을 꺼내 대금을 치렀고, 가방 크기로 미뤄볼 때 현금 20억원이 담겼을 것"이라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씨 측근 등이 현금을 노리고 유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씨를 태우고 순천까지 운전했던 양회정씨가 검찰의 순천 별장 급습 당시 홀로 별장을 빠져나와 지금까지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것도 의혹을 사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시신 발견 당시 목 졸림 상흔(傷痕)이나 폭행 등 신체 가해 흔적이 뚜렷하게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신이 워낙 부패한 상태로 발견돼 가해에 따른 타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②자살 가능성
일흔이 넘은 유씨는 검찰에 검거되면 남은 인생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세월호 사고 직후 재빠르게 검찰 수사망을 피해 금수원을 빠져나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검거팀이 압박해 오자 도피 생활에 따른 피로감이나 국민적 관심에서 오는 압박,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구원파 주장처럼 평소 술을 입에 대지 않던 유씨 가방에 소주병과 막걸리병이 담겨 있던 것도 독극물을 타서 마셨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경찰 1차 부검에서는 독극물 검사에 이상 소견이 없었다고 당시 부검을 맡았던 이영직 성가롤로병원 병리과장이 밝혔다. 구원파 측도 유씨 평소 생활태도나 종교적 이유 등을 감안했을 때 자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③자연사·사고사 가능성
현재로서는 유씨가 도피 과정에서 질병 등을 이유로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다. 유씨는 검찰이 별장을 급습하기 직전 다른 사람의 아무런 도움 없이 홀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도 하지 못했던 유씨는 검거팀을 피해 도로보다는 산 쪽으로 몸을 숨겼을 가능성이 높다. 급박한 상황에서 도피에 필요한 음식물 등을 챙길 겨를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도피를 돕던 신도들도 잇따라 체포되면서 외부와 연락이 단절된 상태에서 혼자서 산속을 헤매다가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씨가 고령인 데다가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도 자연사 가능성에 힘을 실어 준다.
서울법의학연구소 한길로 소장은 "긴급하게 도피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뛰거나 극도의 불안 상태가 되면 심근경색증이나 뇌경색·뇌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며 "그 상태로 혼자 방치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체온증 사망설도 나온다. 도피 기간 순천 지역에 비가 자주 왔고, 평소에 먹지 않던 술병이 주변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뤄 밤에 비를 맞으며 만취 상태에서 장시간 잠들었다가 저체온과 지병 악화가 겹쳐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들에 대해 조선닷컴은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 전 회장의 유족과 합의를 통해 다음의 통합 정정 및 반론보도를 게재합니다.
1. 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관련 있다는 보도에 대하여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을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살인집단 연루성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를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가르치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에서 보낸 공식문서와 설교들을 확인한 결과 그러한 교리가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 등,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유병언 전 회장은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목회활동을 한 사실은 없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
5. 금수원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금수원의 폐쇄성과 반사회적 분위기를 보도하였으나 기독교복음침례회 교인들은 금수원을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으며, 행사 때는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출입 가능하여 폐쇄적인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명백한 오보라고 밝혀왔습니다.
6.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의 5공화국 유착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관계와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병언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5공화국과 유착관계가 없었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이를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7. 유병언 전 회장의 50억 골프채 로비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사돈을 동원하여 50억 상당의 골프채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고 보도하였으나, 지난 10월 검찰이 해당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고 세모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생하였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이에 해당 기사를 바로 잡습니다.
8.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과 달리 ‘세월호’의 이름은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세월(世越)’이 아닌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인 ‘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고, 안성의 ‘금수원’은 ‘짐승’을 뜻하는 ‘금수’가 아닌 ‘금수강산’에서 인용한 ‘비단 금, 수놓을 수’의 뜻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9. 유병언 전 회장의 해외 망명 및 밀항 시도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 전 회장의 해외 망명이나 밀항 시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 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