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화면 캡처

일본 오이타(大分)현 교원노조가 주관하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배우는 한국 평화여행' 일정에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견학이 포함된 것과 관련, 극우 세력들이 '반일(反日) 투어'라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오이타현 교원노조는 "일본의 (침략기) 가해 행위를 바로 인식하고 평화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그동안 중학생과 학부모를 모집해 12차례 한국 여행을 실시했다. 27~28일에도 60명을 모아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일정에는 일본군위안부 강제 동원 실상을 전하는 전시 시설과 일제 강점기에 독립투사들이 투옥됐던 서대문 형무소 방문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극우 세력들은 교원노조에 전화를 걸어 '반일(反日) 투어' '위안부 투어'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위안부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산케이(産經) 신문도 가세, 22일 "노조가 위안부 투어에 돈까지 지원했다"고 비난했다. 교원노조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여행인데 어떻게 일방적으로 반일·자학 사관을 주입하는 여행이 될 수 있겠는가"라면서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이례적으로 노조가 여행업 등록을 하지 않고 여행객을 모집한 것은 법률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학여행도 아닌 일종의 기획 여행인데도 극우 세력이 집중적으로 비난을 퍼붓는 것은, 오이타 교원노조가 일본의 침략사를 비판하는 역사 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2001년 일본 전범 재판과 난징(南京) 대학살을 표시한 '평화 달력'을 교실에 걸고, 일본의 침략사를 정당화하는 중학교 역사·공민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신문 광고를 내기도 했다. 교사 연수용 자료를 통해 '국민주권과 일왕제는 모순된다'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는 침략기에 사상 통제 수단이었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도 했다.

오이타 교원노조는 극우 세력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지만, 노조 가입률이 60%에 달해 '일본 교원노조의 왕국'으로도 불린다. 일본 교사의 노조 가입률은 최근 25%대까지 급락했다.

노조 관계자는 "역사를 제대로 알자는 교육에 불만을 품은 극우 세력들이 트집을 잡고 있다"면서 "오이타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 등 진보 정치인들을 많이 배출하는 등 양심 세력의 활동이 활발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