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처리 등을 위한 7월 임시국회가 21일부터 한 달 일정으로 시작됐지만 여야는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부여 문제를 놓고 시작부터 정면 충돌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특별사법경찰관을 통한 수사권 부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새누리당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상설특검 발동이나 특임검사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맞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경기 평택을(乙) 재선거에 출마한 유의동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기구의 수사권 부여 논란에 대해 "진상 조사를 위한 조사권 강화는 얼마든지 받을 수 있으나 (수사권 부여로)사법체계를 흔드는 것을 우리가 무슨 권한으로 받겠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특히 "피해자 가족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에), 민간인에게 어떻게 수사권을 부여하느냐"면서 "이는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단의 범위를 벗어난 일이고 누구도 결단을 못 내릴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이) 자꾸 결단을 요구하는데 내가 결단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정치적 결단도 법 체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 문제는 전적으로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일임한다"고 설명했다.
권한을 일임받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수사권 부여에 대해 "(수사권 부여 여부는) 대단히 중대한 문제여서 저희는 무겁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서도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적 동의와 함께 국민께 여쭤봐야 한다"고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도 이 원내대표는 "물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제반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없고, 유가족에 대한 애절한 마음은 똑같다"며 야당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야당은 "수사권 부여가 사법체계를 흔든다는 주장은 궤변"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한길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경기도 수원시 영통지역에 천막상황실을 설치한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의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을 거부하고 있다. 왜 집권세력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두려워하느냐"며 "청와대의 무능과 무책임이 더 드러나는 게 두려운 것인가, 청와대의 김기춘 비서실장 지키기를 위한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특별사법경찰관 임무부여는 산림청 등 50여곳에 돼 있는데도 수사권 부여가 사법체계 근간을 흔든다는 새누리당의 주장, 민간기구에는 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황교안 법무장관의 주장 등의 궤변은 청와대와 새누리당, 정부 모두 참사의 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수사권 없는 진상규명은 불가능하다"며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특별법도 통과되지 않는다면 어느 국민이 정부를 믿겠는가. 이젠 더이상 속아선 안 된다. 행동으로 보여줄 때가 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유가족대표 면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유가족 의견'이라고 한 말이, 대국민담화에서 특별법 처리를 요청한 것이,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16일까지 특별법을 통과시키자는 약속이 진심이었는지 묻고 싶다"며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여야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완구 새누리당·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간 주례회동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4일이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째이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며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점은 여야간 협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