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퀸즐랜드주에 사는 한 노부부가 지난 3월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 실종 사건으로 아들 부부를 잃은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의붓손녀 부부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은 지난 3월 아들 로드니를 잃었던 조지·아이린 버로우스 부부가 이번에는 MH17편 피격 사건으로 의붓손녀 부부를 잃었다고 18일 보도했다. 손녀 마리 리즈크는 호주 퀸즐랜드 지역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남편 알버트와 함께 유럽에서 한 달 동안 바캉스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했다. 마리는 버로우스 부부의 딸 케일린이 입양한 수양딸이다.

지난 3월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에 탑승하고 있던 로드니 버로우스 부부(오른쪽 사진)와 17일 MH17편 추락 사고로 숨진 마리 리즈크(왼쪽 사진).

노부부의 한 지인은 "넉 달 전 수수께끼의 사고로 아들 부부를 잃고 상심에 잠겨 있던 이들에게 또다시 믿을 수 없는 비극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노부부의 아들 그렉은 "오늘 하루를 버티기 힘들었다"며 "연달아 고통을 겪은 우리 집안의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했다.

지난 3월 아들 부부가 실종됐을 때 버로우스가(家)는 "MH370편이 가져온 끔찍한 비극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성명을 냈다.

한편 손자 손녀 3명과 함께 유럽으로 휴가를 떠났던 닉 노리스도 사고기에 탔다가 가족 4명이 숨지는 비운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