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화면 캡처

재력가 송모(67)씨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서울시의원 김형식(44)씨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은 14일 "피살된 송씨 장부에 등장하는 정·관계 인사들이 송씨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았는지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도 이날 "송씨 장부에 현직 검사와 경찰관 등의 이름이 나온 만큼 로비 의혹을 수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 장부는 2006년 7월 1일부터 지난 3월 1일까지 금전지출 내역을 기록한 90여 페이지 분량의 '매일 기록부'라는 것이다. 한 달 지출 내역을 한 페이지씩에 기재한 것으로, 몇천원 하는 택시비까지 쓰여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 장부에는 시의원 김씨에게 4차례에 걸쳐 5억2000만원을 건넸다고 적힌 것 말고도, 현직 A부부장 검사와 전·현직 경찰관 4~5명, 시의원 3명, 세무·소방 공무원들 이름과 액수가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A검사의 경우 '2007년 1월 27일 A검사 200만'과 '2009년 10월 10일 A 100만' 등 두 차례 장부에 기재돼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장부상 A검사로 추정될 만한 사람에 대한 다른 금품 기재 내역은 없다"고 밝혔다. 300만원이 전부라는 뜻이다. 검찰은 당초 "액수가 크지 않고 이미 송씨가 숨진 상황에서 실익이 없다"며 수사에 유보적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검찰의 발표와 달리 'A검사가 송씨로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10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찰의 정보보고 내용이 알려졌다. 검경이 장부 내역을 직·간접으로 들여다보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은 이상, 검찰로서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조사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검경 내부에서는 "진실을 아는 송씨가 숨진 상황에서 수사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수사 초기 검은돈의 실체가 일부라도 밝혀진다면 죽은 송씨의 장부가 살아있는 정·관계 인사를 겨누는 '살생부'가 될 여지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