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키프로스은행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예금 일부를 주식으로 강제 전환한 예금자들이 보유 중인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키프로스은행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8개국)의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100억유로(약 13조8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계획하면서, 은행 주주들이 예금과 주식을 처분할 전망이라고 1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키프로스 금융권의 정상화가 늦어지자, 예금자들이 원금손실을 보더라도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300억유로의 주식이 처분될 것으로 추산된다.
키프로스 정부는 지난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을 정상화하는 대책을 시행했다. 우선 키프로스의 2대 은행인 키프로스은행과 라이키은행 고액 예금자의 자산을 묶었다. 양대 은행의 10만유로 이상 고액 예금자들이 맡긴 돈의 47.5%는 주식으로 강제 전환됐다. 예금 중 22.5%는 기금 형태로 동결했고, 나머지 예금은 이자는 지불하되 3~12개월 동안 인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뱅크런 사태를 막기 위해 은행 예금 인출한도를 하루 300유로로 제한했다. 국외로 유출할 수 있는 액수는 일일 3000유로로 정했다. 현재 국내 인출 제한 조치는 끝났지만, 해외로 100만유로 이상 송금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당 조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예금자들은 영국과 러시아의 큰손들로 알려졌다. 지난해 예금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기업들이 키프로스은행의 지분 30%를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그리스 아테네 증시와 키프로스 니코시아 증시에 상장된 키프로스은행의 주식은 지난해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주가는 주당 몇십센트 수준으로 평가된다.
FT는 키프로스 은행에 자금을 예치한 고객들은 보유한 예금과 주식을 처분해, 빠른 시일 안에 원금의 일부라도 회수하길 원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국 증권거래 중개업체인 엑시토캐피털의 벤 로젠버거는 “키프로스은행 예금자들은 이 같은 제한 조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불확실하다는 점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프로스 정부의 회생 조치에도 키프로스은행의 사정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자산 중 55%는 부실채권이고, 35%는 대손충당금으로 묶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