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은 곱상한 외모가 주는 인상과 달리 엉뚱한 행동으로 시청자를 웃긴다. 그는 “방송에 출연할 땐 놀러 간다는 생각으로 간다”고 했다.

유튜브에 '정준영 미친 애교'라고 치면 정준영(25)이 손을 괴상하게 흔들면서 "뿡삥우앙우, 요아잉" 하고 뜻 모를 소리를 지르는 영상이 나온다. MBC '라디오스타' 한 장면이다. 잘 웃지 않는 MC 김구라마저 그걸 보고 폭소했다. 고정 출연 중인 KBS '1박2일'에서 정준영은 각종 게임을 잘해 에이스로 불린다. 진실게임에서 이기려고 "키스한 지 일주일 됐다"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지난 7일부터 MBC 표준FM '심심타파'의 DJ도 시작했다. 한 마디로 잘나가는 연예인이다. 정작 정준영은 자신을 '로커'라고 소개한다. 최근 자작곡 6곡이 담긴 미니 앨범도 냈다.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당신의 정체는 뭐냐"고 물었다.

"저요? 로커예요."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그는 2012년 엠넷 '슈퍼스타K(슈스케)'로 데뷔한 오디션 스타다. 이때부터 쭉 록 음악을 해왔지만, 음악보다는 잘생긴 외모와 엉뚱한 예능감으로 인기를 끌었다. 심사위원인 싸이에게 대뜸 "탈락하면 소주 한잔 사달라"고 하거나 지금 심정을 묻는 말에 "클럽 가서 춤추고 싶다"고 답하는 식이었다. '1박2일' 유호진 PD는 "'똘끼'를 보고 섭외했다"고 말했다.

"방송에선 하고 싶은 대로 해요. 계산하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평소 성격이 그래요." 왠지 일부러 그런 인상을 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방송에서 저에게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요구하기도 하지만 한 번도 그대로 한 적이 없어요. 알았다고 대답해놓고 하고 싶은 대로 해요." 그래도 "방송물 먹고 약간 달라진 것 같아 고민"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매니저가 "남들은 연예인 되고 인간성 버렸다고 하는데 준영이는 연예인 되고 인간 된 케이스"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본인 앨범에 대해 설명할 땐 진지함이 느껴졌다.

"이번 앨범은 제가 하고 싶은 하드록이나 얼터너티브 록의 느낌을 많이 담았어요. 예능 프로그램 나온 것만 보고 팬이 된 분들에게도 '정준영이 이런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록 밴드 피아의 드러머 양혜승, 팝 밴드 소란의 기타리스트 이태욱 등이 세션으로 참여했다. 지난달 말 열린 쇼케이스에서는 안정된 라이브를 보여줬다. 슈스케 생방송 때 줄곧 음정이 불안하고 음정이 이탈됐던 것에 비하면 나아진 모습이었다. 매니저가 "연습 많이 했어요"라고 하자 그는 "뻥 치고 있네. 두 번 했는데"라고 곧바로 받아쳤다.

적어도 가식은 없었다. "'1박2일' 멤버들이 당신 음악을 들어봤느냐"고 물으면 "첫 부분은 듣겠죠"라고 했다. "연기 제안도 있을 것 같다"고 하니 "기본도 열정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연기하면 다른 사람에게 민폐"라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SBS '패션왕 코리아'에도 출연한다. "여자 PD들이 절 좋아해서 섭외가 들어오는 것 같아요. 오늘 '패션왕 코리아' 촬영하고 나면 술이나 마시러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