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지도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 시도하는 가운데 조선일보와 통일문화연구원 인터뷰에 참여한 북한 주민은 미국만큼이나 일본에 대해 적대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일본이 형제·친구·경쟁자·적(敵) 가운데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3%는 '적'이라고 답했다. 미국을 적이라고 답한 응답자(98%)와 비슷한 결과다. 일본을 경쟁자(6%), 친구(1%)로 보는 의견은 소수였고, 형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한반도에 위협적인 국가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도 응답한 76명 가운데 28명이 1순위로 일본을 꼽았다. 미국(47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한국을 위협적인 국가 1순위로 꼽은 북한 주민은 한 사람도 없었다.
북한 지도부는 그간 조총련 등 일본 내 지지 세력을 통해 일본의 자금과 물자를 북한으로 끌어들여 왔지만 북한 주민 가운데 이를 언급한 사람은 없었다.
"조선에 광산이 많으니까 일본 사람들이 와서 식민지 삼아 다 해먹었다"거나 "일본은 미국과 같은 편"이라는 응답자도 있었다. 한 응답자는 "지금 일본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수령님(김일성)이 일본을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런 반일(反日) 감정은 일본이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으로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93.3%는 일본이 남북한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미국이 통일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91.8%)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일본이 한반도의 통일을 원할 것이라는 응답은 5.1%에 그쳤다.
일부 응답자가 중국의 경제력 확대 등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과 달리 러시아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16.2%가 러시아를 형제로, 71.7%가 친구라고 답했고 경쟁자(11%), 적(1%)이라고 답한 사람은 소수에 그쳤다.
한 응답자는 "과거 사회주의 나라였고, 수령님(김일성) 때부터 친선이 두텁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한반도 통일을 원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전체의 56.1%였다.
50대 북한 남성은 "(통일이 진행되면 러시아에서) 한국까지 가스관이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