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략공천 후폭풍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닷새째 국회 당 대표실에서 농성 중에 있는 데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공천에도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을 공천은 당 지도부가 지난 3일 '기동민 전략공천'을 전격 결단한 후 닷새가 됐지만,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허 전 위원장이 당 대표실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탓에 지난 4일에 이어 7일 최고위원회의도 장소를 원내대표실로 변경해 개최했다.
허 전 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개최 전 원내대표실로 들어와 "14년째 지역에서 고생한 사람을 두고 3번씩이나 전략공천을 했다. 제 인생을 걸었는데, 좀 도와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 주민들의 민심을 고려해 이렇게 재의를 요청하고 있는데 한번 정도는 좀 들어봐달라"고 요청했다.
허 전 위원장은 "기 전 부시장과 저는 23년 지기다. 어떻게 23년된 동기의 지역에 기 전 부시장을 전략공천 할 수 있느냐. 국민이 볼 때 납득이 되겠느냐"고 항의했다.
허 전 위원장과 지지자들은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는 김·안 공동대표를 겨냥, '동작을 지킨 사람이 누구입니까'라는 문구를 적힌 피켓을 들고 재의를 요청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두 공동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묵묵부답하며 회의실로 들어섰다.
대신 안 공동대표는 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어려워질수록 우리 책임의 무게도 그만큼 커진다.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선 낡은 기득권을 버려야 하고,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희생과 헌신'을 재차 강조했다.
당내 반발 여론도 커지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을 비롯해 서울·대구·경북 지역 원외 지역위원장 30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제는 당이 허동준에게 길을 열어 줄 차례"라며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 결정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내에선 당 지도부가 '동작을 전략공천' 결정을 번복하긴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결정을 뒤집으면 두 공동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미 결론은) 다 나 있지 않느냐. (기 전 부시장이) 마음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어떤 쪽으로든 기 전 부시장의 ‘결단’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핵심당직자는 "동작을 공천 부분은 당 지도부가 번복하긴 힘들다"며 "기 전 부시장이 여러 가지 관계를 고려해 정치적인 결단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주승용 사무총장도 "평양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그만 아니냐"라고 했다.
현재 기 전 부시장은 자신의 입장을 뚜렷하게 밝히고 있지 않은 가운데, 당 지도부의 결정을 수용키로 결정했다는 전언과 "백지상태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뒤섞여 있는 상황이다.
광주 광산을 보선 공천도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기 전 부시장을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면서 광주 광산을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지만, 누구를 전략공천 할지를 놓고선 답보상태다.
여기에 공천을 신청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강하게 반발, '무소속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태다.
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저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경선 지역을 뒤늦게 전략공천 지역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 "광주 시민들은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한) 광주시장 선거에 이어 자신들의 선택권이 박탈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 지도부에선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 방침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광주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잡음 없이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두 대표가 고민해야 한다"고 '경선 변경'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한길 공동대표는 "잘 알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민주적인 방식과 절차를 통해야 한다. 면접까지 보고 특별한 하자도 없는데, 특정 인물을 배제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천 전 장관까지 포함한 경선을 주장했다.
당 안팎에선 천 전 장관의 대항마로, 18대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선 천 전 장관을 주저앉히기 위한 '군불때기'라는 시각이 짙은 분위기 속에 당 지도부에선 "권 전 과장 폭로의 진정성이 왜곡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이 많은 편이다.
다만 당내에선 천 전 장관이 당의 중진으로서 선당후사의 결단을 통해 공천 갈등의 방향을 전환해줘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한편, 최근 당 일각에서 공천 갈등을 계기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안철수 공동대표측에선 상당히 불쾌해하는 기류다.
안 공동대표측의 한 핵심인사는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 살려놨더니 이제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다. 안철수 백신 갖고 살아놓고선 이런 식으로 흔들기에 나서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