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세월호 국조특위 여당 간사(오른쪽)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2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광진 의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세월호 국조특위 여당 의원들은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날 열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해양경찰청 기관보고에서 "김광진 의원이 녹취록을 왜곡했다"라고 주장하며 김광진 의원 자진사퇴시까지 세월호 국정조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2014.7.2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일 해양경찰청으로부터 기관보고를 받는 도중,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와 해경이 주고받았던 교신 녹취록의 왜곡 문제를 두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지다 결국 국정조사가 파행하는 사태를 맞았다.

여야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고성을 지르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정쟁의 민낯을 드러냈다.

특히 여당은 공방의 발단이 된 발언을 한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의 특위 위원 사퇴를 요구하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국조 특위 자체가 파행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발단은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사고 당시) 청와대에서 지속적으로 화면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며 "다른 일을 그만두고 계속 영상중계 화면, 배만 띄워라, 외부로 송출하면 안 된다고 해경이 얘기하지만 카톡으로라도 보내라고 요구한다"말하면서 시작했다.

김 의원은 이어 "VIP가 그 것을 제일 좋아하고 그 것이 제일 중요하니까 그것부터 해라, 끊임없이 얘기한다"며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해경이) TV화면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니까 VIP는 계속 다른 화면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영상 중계화면을 요구한 것 때문에 상황파악 등 다른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김 의원이 지적한 녹취록은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오전 10시 32분 청와대와 해경청 상황실장이 나눈 대화로 해경이 직접찍은 사고 해역 영상을 청와대가 요구하는 취지의 대화다.

대화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당시 청와대는 "아 그거(영상) 좀 싸가지고 보고 좀 하라고하니까요 그거 좀"이라고 말했고 해경청은 "그거 좀 예 알겠습니다"고 답한다.

이에 청와대는 다시 "VIP도 그런 건데요. 지금"이라고 말하자 해경청은 "네, 저도 좀 해가지고 현장에 요청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하고 청와대는 "요청하는 게 아니고 거기 해경한테 다이렉트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VIP가 영상을 좋아한다는 발언은 녹취록에 없다"며 "같은 녹취록을 보고 있는데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똑같은 녹취록을 가지고 대통령을 폄하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의 진행은 안된다고 본다"며 "전혀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사과를 하기 전에 (계속) 진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광진 의원은 "녹취록에 '좋아합니다'라는 말은 없었다. 그것은 사과하겠다"고 밝혔고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도 "그 부분은 김 의원이 사과한다고 말씀드렸고 다만 과도하게 흥분하시며 회의를 못하시겠다고 하는 것은 오늘 생중계를 막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사과로 논란이 잠잠해지는 듯 했으나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이를 다시 거론하면서 공방이 가열됐다.

이 의원은 "김광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 공식적인 사과 요청이 있어야 한다"며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지적에 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미 의원은 "김 의원이 사과까지 했는데 어떻게 해야 직성이 풀리냐"며 "석고대죄라도 해야 하나 국회의원으로서 금도가 있는 만큼 적당히 하라"고 반발했다.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점잖치 못하게 왜 그러냐"며 이 의원에게 항의했고 다른 야당 의원들도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흥분을 한다"고 비판했다.

결국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오전 회의가 정회됐고 여당 의원들은 김광진 의원의 특위위원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오후 특위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당초 이날 오후 2시30분 속개될 예정이었던 국조특위는 2시간 넘게 속개되지 않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광진 의원이 여야 의원들이 받은 같은 녹취록에는 없는 내용을 왜곡·날조한 것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정쟁으로 몰고갔다"며 "새누리당은 김 의원의 국조특위 위원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자진사퇴가 될 때까지 회의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사건의 진실보다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게 새누리당의 기본 전략이라 본다"며 "대통령의 성역을 과도하게 보호하겠다는 것은 세월호 사건을 접하는 조사위원들의 태도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의 이 같은 정쟁을 국조특위 회의장에서 지켜보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은 "초등학생이 해도 이 보다 잘하겠다", "가족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해양경찰청 기관보고에 참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 이날 세월호 국조특위 여당 의원들은 김광진 의원이 '녹취록을 왜곡했다'라고 주장하며 김광진 의원 자진사퇴시까지 세월호 국정조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혀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2014.7.2
2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해양경찰청 기관보고에 참석한 최민희 의원 자리에 청와대-해경 녹취록 자료가 놓여있다. 이날 세월호 국조특위 여당 의원들은 김광진 의원이 '녹취록을 왜곡했다'라고 주장하며 김광진 의원 자진사퇴시까지 세월호 국정조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혀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201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