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지리산 심원마을〈사진〉이 내년 사라진다. 심원마을은 지리산 반야봉과 노고단, 만복대 사이 달궁계곡 최상부(해발 750m)에 있으며, 자연 생태계 보전 상태가 우수한 곳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전남 구례군 산동면 심원마을 20가구(주민 42명)를 내년까지 보상 이주시키고, 64필지 7만4000㎡인 마을과 그 주변 지역 일대를 핵심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조성하겠다고 30일 밝혔다. 공단은 이주 보상비와 자연 생태계 복원 공사비에 250억원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심원마을 주민들은 1967년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당시 산나물 채취나 양봉을 생업으로 했다. 하지만 1987년 지리산 관광도로가 개통되고 관광객이 들어오자 음식점과 민박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이후 계곡이 오염되는 등 자연 훼손이 일어났다. 이에 공단은 2006년부터 주민들과 협의해 올봄부터 이주를 본격 진행했다.

특히 심원마을 주변은 반달가슴곰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주민이나 관광객이 반달가슴곰과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단 관계자는 "마을 주민들이 완전히 이주하면 반야봉, 노고단, 만복대를 꼭짓점으로 하는 약 18㎢ 구역에 사람의 출입을 통제해 자연 생태계를 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