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박근혜 대선 캠프의 '경제민주화'를 총괄했다.

김 전 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워크숍에서 '한국정치, 무엇을 해야 하나'란 주제로 강연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TV·DTI는 양면성이 있는데 우리 경제 여건에서 그걸로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는가"라며 "부동산 경기 활성화는 까딱 잘못하면 투기가 되는데 이걸 어떻게 감내하나"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서 외국도 이를 위험하다고 하는데 부총리가 취임하고 나면 점검을 하고 그 때 결론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세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경제여건이 세입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인지 봐야 한다"며 "세입을 잘못 늘려 경제가 나빠지면 세입자체가 더 줄어드니까 간단히 얘기할 수 없다. 한 측면만 바라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공약했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크게 진척된 게 없다고 본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현오석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한 게 없는데 뭘 평가하냐"고 날을 세웠다.

한편 강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양극화 문제를 방치하면 사회가 혼란해지고 민주주의와 경제적 효율을 모두 담보할 수 없게 된다"며 "정치가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본가들은 조금만 제재를 가해도 반발하게 돼있는데 이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이 정부에게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시장기능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경쟁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틀은 짜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자본주의의 야수를 가정의 개처럼 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독일의 성장을 예로 들며 "독일은 지금까지 최저임금법이 없었으며 환율에 대한 정부의 개입도 없었다"며 "시장을 자율적으로 운용하니 기업·근로자가 여건에 맞춰 자기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독일은 '근로자 경영참여권'을 전 산업에 도입하는 등 우리나라에서 상상할 수 없는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에게 "모든 국가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정책을 펼쳐야 한다. 남의 나라 것을 그대로 베끼고 복사해서 쓰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해결해내려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우리 현실을 냉철히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펼쳐나가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