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직업교육에 나섰다. 교육부가 지난 2011년부터 실시한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이하 '현장학습')은 대표적 직업교육 커리큘럼으로 꼽힌다. 현장학습은 특성화고 3년생을 해외 업체에 파견하는 걸 주된 내용으로 한다. 지난 3월엔 현장학습 성과발표회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체험수기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김아영(18·미림여자정보과학고 졸,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원·사진 오른쪽)·박현주(19·영락유헬스고 졸, 인성정보 유헬스사업부 사원)씨를 만났다. 이들의 업무 적응기를 단계별로 정리했다.

이신영 기자

Step 1
목표 뚜렷하면 합격의 길 보이죠

현장학습에 지원하려면 미리 연간 일정을 살펴야 한다. 주최하는 학교나 사업단에 따라 선발·파견 일정이 다르기 때문.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파견 시점 1년 전부터 대상 학생을 물색한다. 김씨는 2012년 7월 서류를 제출 후 10개월 동안 △실무 테스트 △영어 발표 △구술 면접 등을 거쳤다. 그는 "고된 전형이 진행될수록 간절히 합격을 바랐다. 최종 면접에서도 최선을 다해 진심을 보인 게 합격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박씨는 현장학습 선발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파견 5개월 전인 지난해 4월에야 모집 공고가 났기 때문. 그는 이때부터 영어회화학원에 다녔다. 면접 방식을 정확히 밝히지 않아 영어 면접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최종 면접은 한국어로 이뤄졌지만 영어 면접을 준비할 만큼 의욕적이었던 박씨는 단연 눈에 띄었다. 파견 시 구체적 계획, 목표, 포부를 중점적으로 물어본 면접관은 그를 최종 합격자로 낙점했다.

Step 2
적극적으로 부딪혀야 얻는 것 많아

김씨 등 미림여자정보과학고생 열두명은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영어 수업을 들었다. 레벨 테스트를 통해 반이 나뉘어 일행은 뿔뿔이 흩어졌다. 김씨는 "인종 차별에 대해 걱정했지만 이는 기우였다"고 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또래 학생들은 서로의 영어 실력이 비슷한 걸 알자 편하게 대화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직장·업무와 관련된 회화도 쉬이 익혔다.

그는 한 달 뒤 '영국 고등교육 인증 시험'(BTEC ·Business and Technology Education Council) 웹 제작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교에서 모바일 프로그래밍을 전공한 김씨였지만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런던에 대한 홈페이지를 만드는 과제를 받았어요. 어떤 내용을 담을지부터 정해야 했는데 기획은 처음이라 당황했죠. 선생님께 매일 피드백 받으며 결과물을 만들어내자 기술만큼 기획이나 구상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박씨는 미국의 '의료정보기술'(HIT·Health Information Technology) 자격증 교육을 받았다. 강의는 3개월 내내 진행될 만큼 빡빡했다. 의료인이 가져야 할 태도나 숙지해야 할 법·제도 등 한국에서 배우지 못한 내용이 특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복습을 하지 않으면 금세 잊어버리겠다'고 생각한 박씨는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한 친구는 교재 해석을 맡고 다른 친구는 인터넷에서 관련 현황을 조사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어요. 각자가 공부한 내용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면서 수업 내용을 복습했습니다. 덕분에 HIT의 6개 자격증을 모두 수료했죠."

Step 3
현장 경험하고 나니 업무 적응 빨라

박씨는 현 직장인 인성정보에 빠르게 적응했다. 유헬스가 발달한 미국에서 최신 트렌드를 파악한 덕이다. "입사하고 첫 회의에 참석할 때 무척 긴장했어요. 회사가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어떤 얘기가 오갈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미국원격의료협회'(ATA·American Telemedicine Association), '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Healthcare Information and Management Systems Society) 등 제가 들어본 용어가 나오자 자신감이 생겼어요. 덕분에 회의 내용도 곧잘 따라잡을 수 있었죠."

김씨는 현장학습 파견 전 삼성전자 모바일부서 취직이 확정돼 있었다. 하지만 막상 입사한 뒤엔 웹 제작 부서로 배치를 받았다. 그는 자연스레 영국에서 배운 기술을 응용, 업무에 적응했다. 그는 요즘 홈페이지에 내용을 넣고 구역을 나누거나 각종 효과를 입히는 등의 일을 맡고 있다. 김씨는 "현장학습 덕에 인도인 프로그래머와 영어로 소통하는 일도 내 업무가 됐다. 앞으로 시야를 더욱 넓혀 삼성전자 영국지사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