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맞은편 D빌딩에는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에 출마한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캠프가 각각 7층과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유력한 당대표 후보 두 사람이 둥지를 틀고 있으니 많은 새누리당 사람이 이 빌딩을 찾는다. 그런데 이곳을 찾은 새누리당 의원·당협위원장들은 으레 엘리베이터 앞에서 눈치를 본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굳이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에 올라 어느 층에 내리느냐에 따라 누구한테 줄을 섰다는 얘기가 나돌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김 양강(兩强)의 줄세우기에 눈치 보지 않을 수 없는 의원들의 심정은 '주서야김(晝徐夜金)' 혹은 '주김야서'란 말도 만들어냈다. 한 관계자는 "두 캠프 지역 조직책 명단을 봤더니 겹치는 이들이 적지 않더라"고 했다.
벌써부터 선거인단 동원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23일 "25일 마감하는 전당대회 청년선거인단 공모에 1만2918명이 지원해 모집 정원(1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기한이 남았는데도 선거인단 지원자 수가 정원을 넘어선 것은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이라고 보기만은 어렵다. 청년선거인단의 경우 지원하면 선거인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각 캠프에서 경쟁적으로 자기 조직의 사람들을 신청토록 한 것이다. 2012년 전당대회 때는 청년선거인단이 5000여명에 불과했다.
22일에는 서·김 의원 간 여론조사 조작 공방이 벌어졌다. 서 의원이 김 의원보다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일부 인터넷 언론에 공개되자 김 의원 측이 "서 의원 측이 여론조사를 조작했다"고 발끈했다. 이에 서 의원 측은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조작한 일도 없다"고 했다.
한 꺼풀 깊이 내려가면 더 험악한 얘기들도 오간다. "모 후보는 지금까지 수십억원을 썼다더라"류(類)의 얘기가 당 안팎에 공공연하다. 한 관계자는 "모임에 갔더니 한 후보 측 인사가 돈 봉투를 놓고 가더라"며 "조만간 전당대회 돈 봉투 문제가 터져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네거티브 공방이 본격화할 조짐도 보인다. 당초 김 의원이 '과거냐, 미래냐'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와 서 의원을 '과거'로 규정짓자 서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자들의 전과를 공개하자며 김 의원의 전력을 걸고넘어진 바 있다. 이후 양측은 겉으론 "네거티브는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물밑에선 험한 말이 오가고 있다. 양측 관계자들 공히 상대 후보를 겨냥해 "과거 행적과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돈, 네거티브, 줄세우기, 동원, 여론 조작 등 부작용이 총집결된 최악의 당내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월호 사고 이후 여권의 위기는 점점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 인사 파동으로 2기 내각 출범이 지연되면서 국정은 공회전하고 있다. 대통령이 약속한 국가 개조 작업은 아직 착수조차 안 됐다. 하지만 집권 여당의 당권 주자들은 당권만 잡으면 모든 게 해결되기라도 하는 양 죽기 살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두 사람이 이런 식으로 싸우다가는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게 아니라 모두가 패자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