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혐의로 기소된 선장 이준석(68)씨와 선원 등 15명 가운데 14명이 혐의를 부인했다. 나머지 1명은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7일 살인 및 유기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 등 선원 15명에 대한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지난 10일 첫 공판준비기일에 시간 부족으로 공소사실 인정여부를 밝히지 못했던 3등 기관사 이모(25·여)씨, 조기수 이모(56)씨, 조타수 박모(59)씨 등 3명측은 이날 "사고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구조될 당시 상하의 일체형의 일명 스즈키복을 입고 있어 누구라도 선원임을 알 수 있었다"며 "'승객보다 먼저 구조되기 위해 선원이라는 사실을 숨겼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또 "구조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먼저 퇴선, 구조된 행위는 마땅히 비난받아야 하겠지만 당시 자신들의 생명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형법상 긴급피난에 해당된다"며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밝혔다.
반면 1등 기관사 손모(57)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공소사실을 모두 시인한다"고 밝혔다. 손씨는 구조된 이후 모텔에서 머무르던 중 자살하려고 했으나 실패한 선원이다.
손씨가 선원으로서 수난구호법이나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 따라 인명구조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인정한 셈이다.
다만 "선장이나 기관장 등으로부터 (인명구조를 위한) 지시를 받지 못했고 일개 기관원으로서 당시 어찌할 수 없었다"고 강조하며 양형에 고려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이씨 등 나머지 선원 11명은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승객들을 위한 구호조치를 했다" "할 수 없었다" "구조는 해경의 책임" 등의 취지로 주장하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전체 15명 중 1등 기관사 손씨를 제외한 14명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이날 재판은 세월호 희생자 유족 등 80여명이 방청했다.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 재판 장면과 음향은 방청객들을 위한 보조법정인 204호 법정으로 실시간 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