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커피 한잔 뽑거나 밥 먹고 다시 출발하는 휴게소는 잊자. 요즘엔 여유롭게 거닐며 절경을 즐길 수 있는 휴게소가 많다. 휴게소들이 주변 경치를 살려 공원이나 전망대 등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동호회 회원이나 지역 주민들이 먼저 찾는 명소도 있다. 올여름 휴가철 차에서 내려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1 영동고속도로 덕평자연 휴게소에 조성된 정원‘러브가든’의 모습. 개울을 만들고 자작나무와 영산홍 등을 심었다. 정원 곳곳에‘러브벤치’를 설치해 연인이나 가족들이 사진을 찍기에 좋다. 개울을 따라 올라가면 소나무 숲길도 나온다. 2 동해고속도로 동해 휴게소(동해 방향) 3 남해고속도로 섬진강 휴게소(부산 방향) 4 중부고속도로 이천 휴게소(하남 방향)5경부고속도로 금강 휴게소

◇눈과 가슴이 시원한 전망 좋은 휴게소

동해고속도로 동해 휴게소(동해 방향)는 일출이 장관이다. 전망대에 서면 동해 바다가 시원하게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면 피로가 확 가신다. 전망대 난간에는 사랑의 자물쇠가 줄줄이 달려 있고 망원경도 설치돼 있다. 화장실에서도 파란 바다와 하얀 파도를 볼 수 있다.

해가 지는 풍경은 서해대교 가운데 행담도에 위치한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가 최고다. 해질녘 행담도 휴게소에서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작품을 남길 수 있다.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서해안고속도로 화성 휴게소(목포 방향)도 일몰 풍경이 유명하며 '해넘이공원 전망대'가 따로 마련돼 있다.

남해고속도로 섬진강 휴게소(부산 방향)에서는 섬진강 하류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 벤치에 앉아 느릿느릿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을 감상할 수 있다. 강물이 반짝이는 모습이 예쁘다. 고속도로 건너편에 있는 순천 방향 휴게소와는 구름다리로 연결되는데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남해고속도로와 섬진강의 풍경도 좋다. 순천 방향 휴게소에는 남해고속도로 준공 기념탑도 있다.

경치 좋기로 유명한 경부고속도로 금강 휴게소는 휴게소 앞과 뒤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휴게소 뒤편 야외 테라스에서는 금강을 내려다보면서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실 수 있다. 휴게소 아래 금강 유원지에는 자전거를 타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휴게소에 자전거와 낚싯대를 무료로 빌려 주는 '힐링타임하우스'도 생겼다.

원창고개 정상에 자리 잡은 중앙고속도로 춘천 휴게소에서는 춘천 시내의 전경을 오롯이 볼 수 있다. 공원과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고 야경이 아름답다. 회차로가 설치돼 있어 춘천 시민들이 자주 찾는다.

순천~완주고속도로의 황전 휴게소(전주 방향) 전망대에선 지리산 노고단과 섬진강, 사성암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익산~장수고속도로 진안 마이산 휴게소(장수 방향) 전망대에서는 말 귀 모양의 마이산 봉우리가 지척이다.

◇고속도로 옆 자연이 숨 쉬는 휴게소

아스팔트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풀 냄새 맡으며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도 있다.

영동고속도로 덕평자연 휴게소에는 30분 정도 코스의 '덕평숲길'이 조성돼 있다. 휴게소 안쪽 정원을 흐르는 개울을 따라 올라가면 야산으로 이어진 산책로다. 정원에는 연인들을 위한 '러브 벤치'가 설치돼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지난해에는 강아지와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달려라 코코'란 애견 놀이터도 생겼다.

영동고속도로 횡성 휴게소(인천 방향)에는 메타세쿼이아 등 9000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어 나무 그늘 아래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횡성 휴게소는 횡성 한우 스테이크로도 유명하다. 인근 평창 휴게소(강릉 방향)에는 자작나무로 기린 등을 만들어 놓은 테마공원이 있다.

중부고속도로 음성 휴게소(하남 방향)도 연못을 파고 황토 산책로를 내 '꽃동산 공원'을 만들었다. 중앙고속도로 단양 휴게소(부산 방향)는 작은 야생화 공원이 있다. 중부고속도로 이천 휴게소(하남 방향)에는 소나무 숲과 연못, 발 지압로 등이 있어 잠깐 쉬어가기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토끼 체험장도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풍 휴게소(창원 방향)에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500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다.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인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테마 공원을 꾸몄다. 소원을 적어 '소원 우체통'에 넣는 사람이 많다. 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예쁘다.

호남고속도로 곡성 휴게소(천안 방향)에서는 대나무 산책로를 걸어 볼 수 있다.